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며 통화 정책이 중립 수준에 가까워 짐에 따라 성명서에서 완화적이라는 말 자체를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까지 했습니다. 의사록의 내용 만 놓고 보면 다가오는 9월 FOMC에서의 금리 인상은 그야 말로 안 할 이유를 찾기 어렵게 됐습니다. 여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 놓고 금리 인상 싫다고 한 마당에 연준의 정치적인 독립이라는 전통을 지켜야 할 재롬 파월 의장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선택지가 줄어든 것 같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이 9월 금리인상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죠? 자 그럼 9월에 예상대로 금리를 올렸다고 하십시다. 그 다음엔 어떤 논의가 이어질까요?
금리를 더 빨리 더 많이 올릴 것이라는 공포가 지배 할 까요 아니면 예상했던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앞으로 3개월은 시간을 벌었다고 할까요? 현재 미국채 10년물은 2.81%이고 단기 금리의 대표격인 국채 2년 물은 2.59%입니다. 불과 0.22 즉 22비피 밖엔 차이가 없습니다.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에 민감한 단기금리와 10년물 장기 금리의 차이가 지금 보다 더 붙어버린다면 연준 의원들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어쨌든 신중해 질 것입니다. 장기 금리가 안 오른 다는 건 미국의 장기 경제 전망이 연준이 보는 것 보다 별로라는걸 시장이 가르쳐 주는 것이기에 신중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어쩌면 9월 FOMC의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더 확실해 지고 동시에 10년 국채의 수익률이 움직이지 않거나 더 떨어진다면 연준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입니다.
아마도 트럼프는 이 상황을 지적할 것입니다. 간신히 살려 놓은 경기를 연준이 죽인다고 들이댈 가능성이 있겠지요. 사실 중앙은행가를 제외한 누구도 금리 인상을 반기지 않습니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는 금리 인상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할 것입니다. 매달 내야 하는 모기지 이자와 차 할부금이 올라갈 것을 걱정하는 미국의 보통 사람들을 자극하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남아있는 한번의 금리 인상 기회인 12월 FOMC는 이제 금리 인상이 상수가 아니라 어쩌면 안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게 될 것입니다. 시장은 금리 인상을 걱정하기 보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9월 이후 나오는 미국의 경제 지표가 너무 좋아서 그야말로 스트롱해서 12월 금리 인상은 안 할 수 없겠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경우죠.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시장은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을 감내할 체력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물론 미 국채 10년 물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말입니다. 이제 세계인의 이목은 잭슨홀에서 연설하는 재롬 파월에게 갈 것입니다. 그러나 큰 선물도 또 큰 펀치도 없을 것입니다. 그의 스타일 대로 원론적인 얘기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재롬 파월의 입이 아니라 미국의 실세 금리 특히 10년물 국채 금리의 향배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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