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72달러(1.3%) 상승한 56.7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 등의 감산 관련 소식과 미국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사우디의 감산 지속 방침이 다시 한번 유가를 밀어 올렸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4월 원유 수출 규모는 하루평균 700만 배럴 이하로 떨어뜨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우디의 산유량을 하루평균 1천만 배럴 이하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월 산유량도 하루평균 980만 배럴 수준으로 이미 떨어졌으며, 이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는 사우디가 지난해 말 감산 합의 당시 배정받은 산유량인 1천31만 배럴보다 훨씬 작은 규모다.
팔리 장관은 또 산유국의 감산이 오는 6월 이전에 종료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발언도 내놨다.
팔리 장관은 "4월 (회의에서) 예기치 않은 공급 차질이 있었는지 살펴보겠지만, 감산을 중단하는 것은 깡통을 걷어차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소비지표에 대한 안도감이 형성된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미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 변화 없음(0.0)보다 양호했다. 자동차와 휘발유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월비 1.2% 증가해 더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던 바 있다.
1월 지표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양호하게 나오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탄탄한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12월 소매판매는 당초 1.2% 감소가 1.6%로 감소로 더 악화한 점은 여전히 불안한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12월 소비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미국의 산유량 증가 전망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산유량이 지난해 하루평균 1천100만 배럴에서 오는 2024년에는 하루평균 1천37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 등도 여전히 유가의 상단을 제어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우려 등을 고려하면 유가 상승세가 가파르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보고서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65달러를 견조하게 넘어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달러 강세가 큰 제약 요인이고, 글로벌 성장률도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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