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해외 출장중인 관계로 전화로 주주들에게 안부 인사(?)를 하면서도 내용을 보면 안타까운 면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반기 실적에 대한 자신감에 비해 주가는 공매도 세력들의 잔칫상처럼 연중 최저치로 추락하고 있으니 서 회장의 답답한 심경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최근 종근당에서 유럽 임상2상 시험에 들어간 신약후보물질 얘기를 풀고자 합니다.
글로벌 자가면역질환 시장은 적어도 20조원이 넘는데, 셀트리온 주주총회에서 나온 램시마SC제형 얘기와 함께 종근당의 신약후보물질인 `CKD-506`에 대한 얘기입니다.
어찌보면 현재 바이오시장은 패러다임 전쟁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최근 눈에 띄는 것은 ① 제형 변경과 ② 플랫폼의 다양화 ③ 투자자 패턴 변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알투바이오 컨셉은 학술대회 모드입니다.
▲ 36조원의 글로벌 자가면역질환 시장
흔히 말하는 자가면역질환은 신체의 장기조직이나 성분에 대한 항체가 생산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외부 항원이 아닌 정상 세포를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는 질환입니다.
즉, 아군까리 총질하는 것이죠. 이름하여 `팀 킬`(team kill)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아토피나 류마티스 관절염인데요.
이를 치료하기 위한 치료제로는 종양괴사인자(TNF-α)억제제로 알려진 레미케이드, 엔브렐, 휴미라 등이 있습니다.
이들 3개 품목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휴미라 210억 달러, 엔브렐 66억 달러, 레미케이드 63억 달러 수준입니다.
우리 돈으로 약 36조원(환율 1,135원 적용시)이죠.
물론 바이오시밀러들이 속속 나오면서 다국적 제약사와 바이오기업들의 총성없는 전쟁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암젠의 엔브렐(성분 에타너셉트)의 바이오시밀러로는 LG화학 유셉트, 노바티스 이렐지, 삼성바이오에피스 베네팔리 등이 있습니다.
얀센의 레미케이드(성분 인플릭시맙)의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 램시마, 삼성바이오에피스 플락사비, 산도즈 제슬리, 화이자 인렉시 등이 있습니다.
애브비의 휴미라(성분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는 산도즈 하이리모즈, 삼성바이오에피스 임랄디, 암젠 암제스타(유럽 솔림빅),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램시마SC제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램시마SC는 현재 판매중인 램시마와 같은 성분의 종양괴사인자(TNF-α)억제제로 정맥주사(IV)가 아닌 피하주사 제형으로 출시되는 제품입니다.
즉,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환자가 직접 주사를 놓을 수 있는 제형으로 개발된 제품입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로 향후 레미케이드 뿐만 아니라 휴미라, 엔브렐 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36조원이 넘는 TNF-α 억제제 시장까지 모두 침투 가능하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램시마SC 임상 순항"…미국 3상 진입 단축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램시마SC제형이 순항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정진 회장은 "램시마SC 임상이 무리없이 잘 나왔다"면서 "이것이 큰 폭의 신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 회장은 "램시마SC가 미국은 2022년도 상반기에 허가를 받아서 하반기에 런칭할 생각이며,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는 올 연말에서부터 내년까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유럽에서 허가와 판매가 끝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 회장은 "램시마와 휴미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물질"이라면서 "(램시마) 동일 물질로 정맥주사와 피하주사가 같이 있는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 해서 개발과 임상을 진행했는데 임상데이터가 좋았다"고 부연했습니다.
셀트리온은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논의를 통해 램시마SC제형에 대한 임상 1상과 2상 시험을 면제받고 3상만 진행하기로 최종 합의했는데요.
회사측은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후 인플릭시맙 시장의 주요 적응증인 염증성 장질환(IBD) 환자 대상으로 미국 임상 3상을 먼저 진행하고 2021년 안에는 글로벌 3상 임상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 램시마SC제형, 환자 복약 순응도 개선
램시마SC제형은 환자가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약물을 복용하는 정도를 살피는 복약 순응도(compliance rate)를 정맥 주사(IV)보다는 상당히 높일 수 있는 제품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기존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투여 방식을 변경한 의약품으로, 주사 시간을 기존 2~3시간(병원 입원 필요)에서 약 5분 내외(자가 투여)로 단축시켜 환자들의 편의성을 크게 개선한 것입니다.
의사들 입장에서는 처방 횟수를 줄인다던가, 처방약의 개수를 줄이는 식으로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들을 많이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정맥 주사보다는 피하 주사를 선호할 수 있습니다.
최근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러 포함)에서 화두는 `고농축/고농도`입니다.
▲ 휴미라·엔브렐도 복약 순응도 높인 `뉴 타입` 진입
이미 애브비는 `휴미라`에 대해 효능과 편의성을 높인 고농도/고농축 작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즉,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쏟아져도 애브비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제품으로 시장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것입니다.
휴미라의 경쟁 의약품인 엔브렐 역시 펜 타입 주사제 제형인 `엔브렐 마이클릭펜주 50㎎`(성분 에타너셉트)를 발매하고 있습니다.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환자의 편의성을 높인 제품들로 교체될 경우 기존 개발업체들은 또다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을 개발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합니다.
결국 어느 정도 바이오시밀러들이 시장에 출시도 과열 경쟁 구도가 되면 시장은 `뉴 타입(New Type)`의 체제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인때문에 램시마SC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것이죠.
▲ 종근당, 자가면역치료제 알약 개발 임상 진행
그렇다면, 종근당이 개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주목하는 이유를 말씀드리죠.
종근당은 지난 달 8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4회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 학회(ECCO)에서 자가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인 `CKD-506`의 전임상 연구결과를 구두로 발표했습니다.
CKD-506은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히스톤디아세틸라제6(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 억제 T 세포의 기능을 강화하는 새로운 기전의 자가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입니다.
현재 유럽 5개국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a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임상2a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전임상시험(동물시험)을 발표해서 약간 혼선이 될 수 있는데요.
적응증(어떠한 약제나 수술 따위에 의해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이나 증상) 확대 차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히스톤디아세틸라제6(HDAC6)는 무엇인지 궁금하실텐데요.
종양괴사인자(TNF-α)와 비슷한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며, 작용기전은 다릅니다.)
그런데 종근당의 `CKD-506`은 주사제가 아닌 경구투여(입으로 먹는) 알약입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대부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주사제인데요.
▲ 복약 순응도면에서 `주사제<알약` 높아</STRONG>
이 약은 경구투여이기에 환자 복약 순응도가 주사제보다는 훨씬 높을 것이라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이 주목받는 이유도 주사제가 아닌 경구 투여제이기 때문인 점과 같은 맥락입니다.
▲ `CKD-506` 유럽서 임상2a상 2020년 완료
종근당은 지난 달 14일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으로부터 `CKD-506`의 유럽 임상2a상 연구지원을 받게 됐는데요.
종근당은 전임상 시험에서 `CKD-506`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신약으로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2018년 유럽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유럽 5개국에서 임상2a상 시험을 진행중이며, 2020년 완료할 계획입니다.
신약은 흔히 작용기전이 다른 `퍼스트-인-클래스`(First-in class)냐 `베스트-인 클래스`(best-in class)냐로 많이 나뉘는데요.
작용기전이 다른 신약이 나오면 `퍼스트-인 클래스`라고 합니다.
종근당은 기존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 신약으로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개발에 성공할 경우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의 주력인 주사제가 경구투여제로 패러다임을 바꿀 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공매도에 지쳐 중소 바이오기업 투자로 `move`?
요즘 바이오기업들의 주가흐름을 보면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셀트리온, 바이로메드, 신라젠, 에이치엘비 등등 대형 상위 종목들은 공매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빈틈을 타서 최근 상장한(6개월 이내) 바이오기업들은 기관들의 공매도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신경 안써도 되는 내용(특허 취득)에도 주가가 많이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것 역시 투자자들의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해야할까요?
공매도에 지친 나머지 수급상 부담없는 시가총액 3,000억원~1조원 이내 바이오종목들의 급등이 지난 달부터 많이 나타나는데요.
환자에게 주사바늘 꽂지도 않았는데 (임상1상 투약 개시 전) 특허 취득했다고, 동물실험했다고 급등하는 PER 300배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 우려스럽기는 합니다.
하지만, 명확한 것 하나만 말씀드리죠.
투자하는 기업이 연구개발 능력이 있는지(최소 석·박사급 연구인력 20명 확보한 기업), 기술 수출(라이선스-아웃)의 네트워크는 갖췄는지 등은 꼭 따져 보셨으면 합니다.
아, 이 얘기는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회장이 인터뷰때 저에게 얘기해 준 말입니다.(바이오기업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최소 석·박사급 연구원 20명 이상은 갖춰야 한다고...)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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