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환차손을 의식해 증시의 큰 손들이 빠져나며 지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하지만 글로벌 통화 흐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들이 최근 환율 급등에도 이례적인 매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원규 기자가 그 배경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기자>
최근 1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원·달러 환율.
1월말 1,113원으로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주저앉은 이후 약 석달이 지난 4월8일에 1,14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앞서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채권 비중을 줄인다고 결정하자 원화 공급 확대에 따라 원화가 약세를 보인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더불어 매년 이 시기에 외국인들이 달러를 환전해 배당금을 자국으로 송금하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난 점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외국인들은 대게 자금을 빼내지만 이번엔 매수에 적극 나서며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대표 수출주인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외국인의 이목을 끌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달 29일부터 8거래일 연속 2조원을 코스피에서 매수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이 위주로 순매수했습니다.
외국계 증권사인 HSBC는 "삼성전자 실적이 반도체 가격이 반등해 분기당 영업이익이 7조원 후반에서 10조원대로 회복할 것"이라며 "1분기 어닝쇼크 이후 수익의 하락 국면은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환율이 다시 정상 국면에 진입하면서 외국인의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인터뷰>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 센터장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사고 있다. 원화가 저평가 영역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4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포스코(820억원), LG화학(640억원), 롯데케미칼(550억원), 호텔신라(500억원), 메리츠종금증권(450억원)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향후 미·중 무역분쟁 합의 가능성과 중국 경기지표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외국인의 추가 자금 유입에 대해서도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어 현재 외국인이 최근 집중 매수하는 종목들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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