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 사상 최고치...랠리 이어지나
지난 17일 퀄컴과 애플의 분쟁이 끝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최고치 경신 이후 소폭 빠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강세 흐름 이어가는 중인데요, 지난 2018년 3월 이후 가장 좋은 흐름입니다. 금요일은 뉴욕증시가 휴장했기 때문에, 현지시간 목요일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해 12월 저점 이후 45% 개선된 수치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도체 업종 강세 요인을 크게 세가지로 나눴습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그 원인을 찾았는데요, 첫째는 대중 수출 회복 기대를 꼽았습니다. 미국 반도체 산업의 중국 매출 비중은 52%에 달하는데요, 무역 갈등이 완화된다면 중국 소비와 투자 심리가 회복되며 미국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둘째로는 원재료 비용 부담의 축소입니다. 반도체 특성상,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텅스텐과 구리, 희토류 등 원재료의 중국 수입 의존도 역시 높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비용 부담이 완화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세번째로는 지적재산권 보호가 강화된 점입니다. 퀄컴과 브로드컴 등 팹리스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의 수익 구조는 라이선스 수수료가 기반이 되는데요, 지난 3월 기술이전 금지 법안이 통과되면서 큰 위협 요인이었던 중국의 지재권 침해 우려가 해소된 점이 반도체 업종 강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입니다.
<중국 의존도 높은 기업들의 연간 수익률>
중국 사업 비중(%)YTD (%)
마벨41.553.49
퀄컴66.640.38
엔비디아23.939.55
브로드컴52.025.30
이렇게, 살펴봤듯이 중국과의 연계가 반도체 업종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중국 모두 산업정책 우선 순위로 5G 네트워크 망 구축을 선언한 만큼 5G 네트워크에 필요한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연초 이후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네 개 기업 마벨, 퀄컴, 엔비디아, 브로드컴이 올랐습니다. 중국 관련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연간 상승률이 굉장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 유의 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월가에서도, 비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중소 기업들의 흐름이 좋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들 역시나 중국 사업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요, MKM의 루벤 로이 분석가는, 5G 기술 수요 증가에 영향을 받는 중소 기업들과, 자동차, 산업용 엔드 시장의 기업들이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그는, 유망 투자 종목으로 마벨 테크놀로지와(MRVL), 온반도체(ON), 코보(QRVO) 스카이웍스(SWKS) 를 꼽았습니다.
이렇게 현재 좋은 수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앞둔 실적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잔존하는 상황입니다. 애플과 퀄컴의 소송 취소 후, 반도체 종목들이 랠리를 보였지만, 지속적인 상승 펀더멘털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지적입니다. 특히나, 최근 대만 반도체 TSMC의 1분기 이익 급감과 전망치 하향 조정이 나오며 반도체 실적 시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도이체방크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펀더멘털 개선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 시기가 불투명 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주요국의 경기침체 우려속에 이번 반도체 주가 폭등이 서프라이즈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모건 스탠리 역시, 반도체 수치가 굉장히 좋은 상황이지만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은 없는 상태라며, 이번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실적이 반도체 향방을 점쳐볼 평가 자료라고 전했습니다. 우리시간으로 이번 주 수요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주당 순이익 1.16달러, 수익은 34억 9천만 달러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이번 주 반도체 1분기 실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로 꼽히는 만큼, 실적 결과 주시하셔야겠습니다.
한국경제TV 허정민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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