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업체 실적 '뻥튀기' 주의보 [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5-02 15:57   수정 2019-05-02 16:35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제약, 바이오, 의료기기업체들의 코스닥 상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투자설명서를 살펴보면 3년내 나름(?) 대규모 흑자를 내서 안정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실태를 어떨까요?
마크로젠과 씨젠, 바디텍메드를 제외하고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알투바이오에서 이들 체외진단업체들의 문제점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 장밋빛 상장, 3년이 지나도 적자기업 몰락
체외진단은 말 그대로 몸 외부에서 이뤄지는 진단과 진료를 의미합니다.
소량의 피와 소변, 침(타액)으로 그동안의 병력, 그리고 앞으로 걸릴 병의 가능성도 동네 병원에서 빠른 시간 내에 알아낼 수 있는 겁니다.
체외진단에는 면역(화학적) 진단, 자가 혈당 측정, 현장진단, 분자진단, 차세대유전자검사(NGS)진단 등이 있습니다.
이들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는 마크로젠과 씨젠, 바디텍메드, LG화학 등이 있습니다.
전세계 글로벌 체외진단시장의 규모는 연간 80조원에 이를 정도로 광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체외진단기기 시장은 로슈(로슈진단), 지멘스, 다나허, 애보트, 퀴아젠 등이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들을 만나보면 꿈과 희망을 가득품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소위 언론플레이)
실체를 살펴볼까요?
지난 3년간(2016년~2018년) 체외진단업체들의 실적입니다.

이들 기업의 실적을 찬찬히 뜯어보면, 실제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글로벌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은 마크로젠과 씨젠, 바디텍메드 정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기업들은 `다중분자진단시장에 진출한다`, 신규 제품 출시했다`고 연일 홍보를 하고 있지만, 실적과는 전혀 무관한 상황입니다.
투자자에게 있어 실적이 중요한 것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대목입니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하는 경우, 신규로 상장하는 경우 투자설명서를 보면 화려한 수식어가 많습니다.
3년후 대규모 흑자를 낸다는 내용은 기본으로 포함돼 있습니다.
▲ 제품 기술력, 로슈진단·퀴아젠보다 우수한가요?
그렇다면, 이렇게 반문해 보도록 하죠.
지금 만들고 있는 제품들(체외진단 제품)이 글로벌 기업인 로슈(로슈진단)나 퀴아젠의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한가요?
리얼타임(rael-time) PCR기법 등을 개발했다고 하는데, 이들 제품의 성능은 국내 의료시장, 의료기관에서도 밀리는 제품들이 허다합니다.
세계시장 점유율 2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인 로슈 진단을 살펴보죠.
혈당측정기인 `아큐-젝` 시리즈부터, HIV/AIDS,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성 질환, B형·C형간염 질환 등등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합니다.
제품 기술력 또한 우수하기에 국내 공공의료기관 입찰에서도 입찰 경쟁에서 선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는 지난 달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설립허가를 받아 정식으로 설립했습니다.
물론 제약바이오협회나 바이오협회처럼 보건당국에 관련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의미인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장미빛 희망 만으로 코스닥에 들어오는 것은 투자자보호 입장에서는 100% 반대하고 싶습니다.

▲ 수젠텍, 5년후 매출액 1,655억원 추정?
한국투자증권은 수젠텍의 공모가 산정기준(4차 선정기준)으로 씨젠과 아이센스, 마크로젠을 선정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 54억원인 수젠텍에 대해 올해 201억원, 2023년 1,655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올해 35억원, 2023년 681억원으로 추정했습니다.
마크로젠도 20년 업력에 한 해 영업이익 300억원을 채 못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의료기기업체들은 안정적인 계약을 바탕으로 한 공급업체가 있을 경우, 수주잔고가 있을 경우에는 매출 추정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수젠텍의 숫자를 보면 10년 이상 경험을 고려했을 때 기자의 눈에는 갸우뚱입니다.
▲ 젠바디, `유니콘 기업`에 붙은 한정의견 딱지
진단업체인 젠바디의 경우 2년여전 주목을 받았습니다.
매출액 뿐 아니라 성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분위기였습니다.(상장할 경우 시가총액 1조원이 될 것이라는 얘기들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의견 `한정의견`(2년 연속)을 받았습니다.
특히 젠바디의 성장성을 가늠하게 했던 브라질시장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꺾였습니다.
삼덕회계법인은 "2018년 감사보고서에서 회사의 주된 매출거래처인 브라질 소재기업 BAHIA FARMA에 대한 매출(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 당기 96%, 전기 97%)이 2018년 9월 이후 발생하고 있지 아니합니다. 이는 브라질정부의 정권교체에 따른 예산동결로 인한 것으로 회사는 BAHIA FARMA와 협의를 진행 중이나 추후 매출이 재개 될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명기했습니다.

▲ 지노믹트리, 미국 진출시 폭발적인 성장?
최근 상장된 지노믹트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3억 8천만원입니다.
그런데 상장주간을 맡았던 키움증권은 2021년 890억원의 매출액을 추정했습니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25억원 적자에서 2021년 371억원의 흑자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 매출액 추정은 134억원, 영업이익은 336억원 적자로 예상했습니다.
지노믹트리는 미국 법인 설립후 미국시장에서 폭발적인 매출이 일어날까요? <물론 100% 기대입니다.>
이런 기대감으로 최근 지노믹트리는 씨젠의 시가총액을 뛰어 넘기도 하고 있습니다.
씨젠의 지난해 매출액은 824억원입니다.
씨젠은 글로벌기업의 OEM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나름 의료재단(씨젠의료재단)과 북미, 유럽, 중남미시장에 진출한 기업입니다.
▲ `대장암` 국가 무료 검진이 최대 `적`
지노믹트리는 대장암, 유방암 관련 진단기기 분석업체입니다.
대장암 진단분야는 국가검진사업으로 생애주기에 따라 대장내시경은 무료로 채택돼 있습니다.
무료인 생애주기별 대장내시경의 국가사업을 뛰어넘어야 하는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 미국·유럽 CE 인증이 호재?…미국만 진출하면 `만사형통?`
체외진단업체들의 가장 큰 문제점 하나.
바로 미국 FDA(식품의약국)나 유럽 CE인증을 받으면 마치 글로벌시장이 크게 열리는 듯 착각에 빠지게도 합니다.
하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 체외진단업체들에게 반문해 보죠?
로슈진단과 퀴아젠, 애보트는 미국이나 유럽 CE 인증받지 않았나요?
이미 수 년 전에 받아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을텐데 말이죠.
참고로 씨젠은 유럽 CE인증 58개, FDA 인증 1개 제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겠다는 기업에 대해 궂이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1) 마크로젠(물론 요즘 업계에서 규재샌드 박스로 욕 좀 먹고 있고)
2) 씨젠(베크만쿨러 등 사전으로 2번 연속 기대감 붕괴)
3) 바디텍메드(지난해까지는 중국 사드 보복 문제때문에 인허가 애 좀 먹었죠.)
등에 대한 투자는 그동안 보여준 성장성 등을 고려하면 그럭저럭 볼 만 합니다.
하지만, 3년 연속 적자내고 있으면서도 투자자들의 진실된 눈을 가리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고 할 때,국내 의료시장 진출한다고 할 때 로슈진단이나 퀴아젠, 애보트도 일합니다.
지난 2015년 기술특례로 상장한 코아스템, 에이티젠, 제노포커스, 강스템바이오텍 등 7개 바이오기업들이 3년후 내세웠던 흑자는 731억원.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이들 기업은 50억원에서 165억원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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