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내 미생물 군체의 증감이 만성 통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체내 미생물 군체와 통증의 상호 연관성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건 처음이다.
캐나다 맥길대 헬스 센터(MUHC)의 통증 관리과 과장인 요람 시르 박사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저널 `페인(Pain)`에 발표했다.
MUHC가 20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연구개요에 따르면 시르 박사팀은 이번에 섬유근육통(Fibromyalgia)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캐나다 국민의 2~4%가 이 증세로 고통받고 있지만, 아직 치료법은 알려진 게 없다. 섬유근육통의 가장 확실한 증상은 넓은 부위의 만성 통증이나 피로감, 수면·인지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섬유근육통 환자의 위장관 안에서, 증상이 없는 대조군보다 수량이 많이 증가하거나 감소한 19종의 박테리아를 찾아냈다.
보고서의 제1 저자인 MUHC 통증 관리과의 아미르 미네르비 박사는 "인공지능을 포함해 여러 방법으로 확인했지만, 섬유근육통의 증상이 다른 어떤 요인보다 더 미생물 군체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증상의 강도도 특정 박테리아의 뚜렷한 증가나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사례는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섬유근육통은 확진이 매우 어려운 질환으로도 꼽힌다. 최종 진단을 받으려면 4~5년 기다려야 하는 게 현실이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푸는 실마리도 찾았다. 임상 기록 분석 등에 활용한 인공지능(AI)이 첨단 `머신러닝` 기술로 섬유근육통 진단을 내렸는데 정확도가 87%에 달했다고 한다.
이번 연구는 몬트리올 지역에 거주하는 지원자 156명(섬유근육통 환자 77명 포함)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들을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심층 인터뷰하고 혈액, 타액, 대소변 등 샘플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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