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부분은 글로벌 임상시험이나 설비에 대한 얘기지만, 실제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리 미덥지 못한 부분도 많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악재로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주식시장에서 현재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임상시험 결과나 기술이전이지 유상증자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집 건너 한 집 유상증자 문제점을 알투바이오에서 집중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 집 건너 한 집 유상증자 나서는 바이오
최근 헬릭스미스에서 파멥신, GMC제약, 에이프로젠제약까지 너도나도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너도나도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상증자에 나서는 표면적인 이유는 임상시험 비용 문제나 생산설비 시설 마련, 바이오사업에 대한 신규 사업 진출 등입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금융당국의 바이오기업에 대한 회계 감리 강화에 따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글로벌 임상시험을 하기 위해서 보통 평균적인 비용은 1인당 약 1억 2,000만원 전후가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문제는 유상증자에 나서는 명분이 수긍하기가 매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 헬릭스미스, 8개월만에 대규모 유상증자
헬릭스미스는 지난 5월말 1,6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9월 1,0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후 8개월만에 또다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것입니다.
회사측은 신약 상용화 비용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3월 말 증권선물위원회는 제6차 회의를 열고 `바이로메드의 사업보고서 및 연결감사 보고서 등에 대한 조사·감리결과 조치안`에 대해 증권발행제한 2월, 감사인 지정 1년 조치를 내렸습니다.
바이로메드는 증권발행제한 기간이 끝나자 마자 유상증자를 단행했습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당시 바이로메드) 대표는 올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발표 자리에서 "20여년 간 투자한 `VM202-DPN`(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치료제) 미국 임상3상 결과를 올해 여름에 발표할 예정이며 최근 FDA와 신약 허가를 받기 위한 일정을 논의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후 글로벌 임상3상 시험에 대해 추적 관찰기간 3개월 연장이라는 악재까지 쏟아졌습니다.
투자자들은임상3상 시험에 대한 결과를 주목하고 있는데 이와는 정반대의 길로 떠난 셈이죠.
▲ 파멥신도, 상장 6개월만에 대규모 자금 조달
바이오기업인 파멥신도 지난 5월말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 11월 기술특례를 통해 상장할 당시 파멥신은 480억원을 공모했습니다.
불과 6개월만에 자금 조달에 나선 것입니다.
회사측은 전환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글로벌 임상시험과 후속 파이프라인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대주주 지분이 희석을 고려해 콜옵션 조항을 포함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 퓨젠데이터·에이프로젠제약·CMG제약까지
헬릭스미스와 파멥신 뿐 아니라 퓨전데이터와 에이프로젠제약, 차병원그룹의 CMG제약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유상증자는 5월에 집중됐습니다.
퓨전데이타는 바이오사업과 의약품 제조사업 진출을 위해 31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CMG제약은 생산설비 증축과 신약개발 비용 조달을 위해 1,12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습니다.
에이프로젠제약 역시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 확보를 위해 1,331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습니다.
▲ 유상증자 불편한 소액주주·기관투자가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한미약품이나 녹십자, 유한양행 등 대형 제약사들은 물론 셀트리온, 메디톡스 등 탄탄한 영업망을 갖춘 바이오기업들은 유상증자를 안한다는 데 있습니다.(연말 주주배당때에만 활용합니다.)
연구개발비(경상비용)를 굳이 따지자면, 한미약품은 연 1,000억원, 유한양행은 1,500억원(올해 레이저티닙 영향), 종근당 900억원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물론 글로벌 임상시험에 따른 연구개발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바이오기업에게 이것은 또 하나의 숙제입니다.)
하지만, 전제 조건은 주주 뿐 아니라 시장과의 소통입니다.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면 당연히 유상증자도 필요한 대목이지만, 호재성 재료 발표후 곧바로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유상증자를 단행할 기업들의 자본 조달을 보면 1~2년후 유상증자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시장과 충분한 소통을 거치면서 예측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게 필요하다는 게 증권가의 지적입니다.
2년전쯤 제넥신이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때 주식시장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적이 있습니다.
본격적인 임상3상 진입에 따른 당연한 회사측의 행동이라고 판단한 것이죠.
▲ 금감원 회계 감리 강화에 선대응?
금융감독원이 바이오기업에 대한 회계 감리를 강화하면서 약간 불안한 기업들이 사전조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도 많습니다.
지난해 금감원의 바이오기업에 대한 특별 회계감리 당시 나돌았던 안전그룹부터 위험그룹 명단까지 한 번 돌았던 적이 있었죠.
하반기 또 한 번 회계감사에서 재무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바이오기업들의 유상증자가 줄줄이 일어날 지 우려되기도 합니다.
호재성 재료를 믿고 투자한 (소액)주주들에게 신약개발이라는 `명목비용`을 너무 강하게 지우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이건 뭐 자릿세를 받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시가총액 1조원, 3조원이라는 것을 자랑할 게 아니라 그에 따른 책임도 경영진과 회사는 생각해야 합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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