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합산규제가 폐지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재도입 여부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회 파행이 거듭되면서 정부가 제출한 사후적 규제방안에 대한 의견 조율도 이뤄지지 못하고 방향도 잡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 사이 글로벌 OTT 업체들이 무섭게 국내 시장을 위협하며 시장의 판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통신사는 KT입니다.
합산규제가 부활하면 유료방송 시장 1위인 KT는 33%의 점유율 제한을 받아 유료방송시장에서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이 불가능해집니다.
국회는 합산규제 재도입을 떠나 `사후적 규제방안`을 검토해 적용하겠다고 큰 틀에서 방향을 정했지만 이마저도 국회 파행이 거듭되면서 공회전 상태입니다.
당분간 규제 공백은 이어질 가능성이 클 전망입니다.
KT로서는 국회에서 진행될 논의만 바라본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KT 관계자
"저희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상황이 없다. 고민하는 것도 홀딩된 상태이다. 타사들 M&A 진행하지만 우리는 못하고 있다."
합산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LG유플러스와 CJ헬로,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의 인수합병이 추진 중이지만 공정위원장의 공석으로 일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습니다.
위원장이 공백상태라고 해서 업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유료방송 M&A 심사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국회와 정부가 지지부진한 사이 글로벌 OTT의 공습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넷플릭스가 다양한 콘텐츠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월트디즈니컴퍼니 또한 넷플릭스보다 저렴한 요금을 발표한 가운데 마블과 픽사 영화 외에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는 등 풍부한 컨텐츠를 선보여 고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사실 글로벌 OTT 시장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디즈니 진출로) 서비스 내용보면 유사하고 국내 유료방송과 OTT 직접적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우리 서비스 입장에선 위기가 될 수 밖에 없다"
글로벌 OTT 서비스의 국내 영향력이 무섭게 커져가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가 손을 놓으면서 유료방송 M&A 시계는 또다시 제자리 걸음입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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