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갑작스럽게 세상과 작별해 충격을 안긴 배우 전미선의 빈소가 30일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빈소는 장례식장 지하 1층 1호실에 차려졌으며 유족 뜻에 따라 관계자 외에는 지하 진입로부터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됐다.
유족 측은 고인의 어린 아들을 생각해 공동취재단의 영정 사진이나 안내판 촬영 등도 삼가달라는 뜻을 전했다. 장례식장 로비에는 `지하 1층 빈소의 취재는 정중히 사양합니다`라고 적힌 안내판이 설치됐다.
유족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조문객을 맞았다. 상주이자 남편인 영화촬영 감독 박상훈 씨와 아들, 어머니, 오빠 등이 빈소를 지키고 있다. 복도를 통해 유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첫 조문객은 배우 송강호였다. 고인의 유작이 된 영화 `나랏말싸미`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춘 그는 검은 정장과 넥타이 차림에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서 점심이 지난 오후까지 유족을 위로했다.
이어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인연을 맺은 봉준호 감독도 빈소에 도착해 비탄에 빠진 유족을 장시간 위로한 뒤 황망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3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조문 후 기자와 만나 "현실감이 안 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배우 염정아, 윤세아, 나영희, 윤유선, 윤시윤, 김동욱, 박소담, 장현성, 정유미 등 생전 고인과 작품 등으로 직·간접적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한달음에 달려왔고 모두 나가면서도 눈시울을 붉혔다.
저녁까지 조문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영화진흥위원회와 `나랏말싸미` 관계자들, 고인과 친분이 있었던 매니지먼트사, 송강호·박해일 등 배우들의 조화도 속속 빈소 앞에 자리했다.
전미선은 전날 전주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9세.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공연 당일이었다.
전미선은 그동안 방송과 영화, 연극계를 활발하게 누비던 30년 차 중견 배우다. 다음 달 24일에는 영화 `나랏말싸미` 개봉을 앞뒀고, 올가을 KBS 2TV 새 드라마 `조선로코 녹두전`에도 출연할 계획이었기에 전미선의 비보는 팬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줬다.
빈소가 차려지기 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연예계 추모도 이어졌다. 배우 윤세아는 "편히 쉬어요, 예쁜 사람"이라고 썼다. 이밖에도 김권, 유서진, 권해성, 한지일 등이 고인을 기리는 글을 남겼다.
전날 `나랏말싸미` 측에 이어 `녹두전` 측도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곧 촬영을 앞두고 계셨는데 모두가 비통한 마음"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소속사 측은 전미선이 평소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발인은 7월 2일 오전 5시 30분이며, 장지는 분당 스카이캐슬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