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의 마켓 투자 키워드] 주력 산업 위기 韓 증시…헤지펀드 공격대상 되나

입력 2019-08-02 10:00   수정 2019-08-0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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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한국증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 걱정입니다. 한-일 무역갈등 때문에 그럴 것 같은데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김학주 한동대 교수> 세계적으로 투자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 반면 저금리 속에서 헤지펀드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쉬운 환경. 즉 약간의 취약성만 보여도 헤지펀드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는 가운데 한국의 약점이 드러나는 국면. 먼저 세계교역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출의존적인 독일, 일본, 한국 등이 취약. 또한 한국의 두 기둥인 반도체, 자동차가 흔들림. 과거 원화가치가 절하되면 이를 가격경쟁력으로 활용하며 더 많은 달러를 벌어 들이던 건강한 수출기업들 때문에 헤지펀드들이 감히 한국을 공격하지 못했는데 이제 그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

    자동차의 경우 세계 최대인 중국시장이 의외로 위축. 다른 나라들의 자동차 보급과정을 감안할 때 중국 자동차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그래서 설비증설이 공격적이었음. 그러나 자동차 구매 보조금이 중단된 것 이외에도 중국 내 부의 불균형, 그리고 도로 등 인프라의 더딘 보급, 환경문제가 수요를 제한. 그 결과 공급과잉. 중국시장은 미국, 유럽처럼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수익성이 높았는데 그 시장이 위축된다는 것이 타격.

    반도체는 아직 성장과정이 끝나지 않았음. 그래서 헤지펀드들도 중국정부가 삼성전자를 어떻게 따라잡는지 관망하는 분위기였는데 의외로 한일 통상마찰로 인해 삼성전자가 한국을 떠나야 한다면 한국을 공격해 볼만함. 헤지펀드가 한국자산을 팔거나 원화를 공격해서 절하시키면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한국은) 수입물가가 상승해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므로 정부 재정으로 이를 흡수. 재정이 약화되면 다시 원화절하의 요인이 되므로 헤지펀드는 해 볼만한 게임으로 판단할 수 있음.

    2. 소로스가 2016년 중국 위안화를 공격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헤지펀드들이 우리나라를 쉽게 공격할 수 있을까요?

    2016년초 소로스와 그를 추종하는 월가의 헤지펀드들이 중국 위안화에 대한 공매도 선언. 중국이 부채위주의 기형적인 성장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고, 그 결과는 참담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 그러나 실패했던 이유는 중국의 성장 잠재력 때문. 지금은 빚이 있지만 결국 성장하게 되면 그 빚의 상환능력은 충분.

    - 젊은 중국을 공격하기 어려움 = 트럼프가 중국을 압박하기도 쉽지 않음

    반면 소로스는 90년대초 영란은행을 격침. 당시 서독이 동독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마르크를 대거 발행. 그리고 인플레를 우려하여 금리를 높였고, 이로 인해 유럽의 자금들이 고금리를 따라 독일로 몰렸음. 영란은행은 이를 방치했고, 여기에 소로스가 파운드를 공매도하자 영란은행은 파운드의 가치 하락을 방어하지 못하고 ERM (유럽환율메카니즘)을 탈퇴.

    - 그 근본적인 문제는 영국이 기울고 있다는 것. 결국 성장요인이 없으면 헤지펀드 공격을 방어하기 어려움

    한국은 주력산업이 꺾이고 있고, 인구도 빨리 노령화. 즉 건강보험 재정지출이 급증할 것이고, 또 연기금의 자산 과대평가, 부채 과소평가된 부분을 재정으로 충당. 즉 헤지펀드가 시간을 끌더라도 승산이 높을 수 있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공격할 수 있음.

    - 더욱이 재정에 막대한 부담이 되는 '통일'이라는 이벤트. (한 외국인 "통일되면 달러당 3000원 갑니까?)

    헤지펀드가 공격할 엄두를 못 내게 하려면 아직 삼성전자가 건재한 상황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신성장기업들이 활발하게 탄생한다는 인식이 외국인들에게 생겨야 함 (우리의 투자기회도 이 분야).

    3. 결국 한국이 취약해 보이게 된 발단은 미-중 무역갈등이고, 그 불 똥이 우리에게 튀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요. 미-중 갈등이 원만하게 마무리되지는 않을까요?

    중국의 지난 2분기 GDP성장률은 전년비 6.2%를 기록. 미국의 통상마찰을 잘 견딘 수준. 특히 2분기말로 갈수록 중국의 회복속도가 빨랐다고 전해짐. 그 배경은 중국의 감세정책으로 인한 소비 증가 효과가 미국보다 탄력적. (애플조차도 중국 스마트폰 판매가 회복)

    - 한편 제재를 받았던 화웨이의 지난 상반기 매출 증가율도 전년비 23.2%.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화웨이 매출 증가율은 연 평균 26%였는데 이 수준을 크게 밑돌지 않음. 규제에 직접 영향을 받는 스마트폰의 해외판매는 어렵지만 cash cow인 통신부품은 건재. 특히 미국 부품업체들 가운데도 화웨이에 납품을 제한하는 곳은 1/3정도.

    - 결국 트럼프의 공격이 중국에 별 타격을 주지 못함.

    만일 트럼프가 중국을 KO시킬 수 있다면 싸움은 쉽게 끝나지만 예상대로 그렇지 않음. 그렇다고 트럼프가 여기서 꼬리를 내릴 수 없음. 중국을 두들겼는데 버티는 상황. 중국의 힘을 확인시켜 준 꼴. 그렇다면 더 강한 약을 쓸 가능성.

    - 지금은 미-중이 서로의 힘을 느끼는 국면. 그 과정이 마무리되면 서로를 인정하고 타협하겠지만 아직 미국이 중국을 challenge할 수 있는 도구는 여럿 남은 것으로 판단됨.

    - 당분간 미-중 갈등이 심해질 수 있고, 그럴수록 한국은 어려워질 수 있음. 그 타격이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들 가운데 힘이 약한 곳으로 쏠리기 때문. (결국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한국이 여전히 취약하다고 생각)

    4. 비전펀드 2호 출범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130조원에 달하는 규모인데요. 위축되었던 기술주 모멘텀이 살아날 수 있을까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주들이 최근 1) 개인정보 보호 관련 조직 신설을 요구 받으며 관련 비용이 증가, 2) 데이터 이전 관련 세금이 거론되며 모멘텀 상실. 이 기간 동안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가치주들이 선전. 현재 증시 자금은 가치주와 기술주 사이를 계속 왕래하는데 비전펀드가 기술주로의 회귀에 도움.

    - 2017년 설립 이후 비전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29%. 세계적으로 투자수익률이 극도로 낮아진 가운데 이는 주목을 끌 수 밖에 없음. 특히 비전펀드는 자본의 40%를 (한국의 전환사채와 비슷한) 우선주로 조달하는데 연 7%의 금리를 약속. 그 만큼 자신감.

    비전펀드가 시장을 이기는 비결은 신성장 분야에서 "1등이 될만한 기업을 먼저 찾아 1등을 만들어 주는 것". 신성장 기업은 관련 기술을 입증할 때까지의 자금력이 중요한데 비전펀드는 돈을 빠르게 제공하여 성장성 있는 시장을 선점하도록 하는 전략.

    - 투자자 분들이 비전펀드의 투자선택을 따라 하는 것도 도움.

    비전펀드의 운용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1) 1등이 될만한 기업을 선택. 언제 시장이 열릴지 모르는 신성장 산업에서는 끝까지 생존 가능한 확실한 차별성에 투자. 2) 그런 핵심경쟁력있는 기업이 한국보다는 해외에 있으므로 해외투자에 관심, 3) 분산투자. 신성장 분야의 투자는 실패 가능성도 있음. 하나가 실패해도 다른 것들의 성공이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는 전략 (비전펀드도 80개 종목에 나눠서 투자).

    - 1호는 AI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에 주로 투자했는데 2호에서는 그것과 연관이 있는 블록체인이나 원격진료 쪽으로도 확산될 전망.

    한국경제TV  유통산업부  김홍우  PD

     kimhw@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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