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小米)가 세계 최대인 자국내 TV 시장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20%를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TV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세계 2위 TV 시장인 인도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글로벌 5위권으로 도약한 데 이은 것이어서 한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2분기 샤오미의 중국 내 TV 시장 점유율(판매 대수 기준)이 21%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에서 단일 브랜드로 점유율 20%를 넘어서는 건 2009년 4분기 중국 하이센스가 점유율 21.1%를 기록한 뒤 10년 만에 처음이다.
샤오미의 중국 시장 TV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중국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TCL, 하이얼, 창훙에 이은 6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다음 분기 177만900대를 판매해 처음 1위를 기록한 뒤부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분기 8.9%에서 올해 1분기 19.2%로 1년 만에 2배 이상 훌쩍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자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면서 "샤오미도 중국, 인도와 비슷하게 저가 전략이 통하는 곳을 집중적으로 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샤오미는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TV 시장에서 39.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고, 지난 6월 러시아 TV 신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5.2%를 기록해 처음으로 5위권에 들었다. 일본 소니와 샤프보다도 높은 점유율로 1위와 2위를 기록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18.8%·12.8%)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성장세는 상위권 업체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이러한 흐름은 샤오미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걸어온 길과 매우 유사하다.
앞서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뒤 지난 2014년 처음 인도에 진출했고 2017년 유럽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한국에서 샤오미는 2015년 `대륙의 실수`라는 별칭으로 불린 저가 보조배터리로 처음 이름을 알린 뒤 지난해 스마트폰을 처음 출시했다. TV의 경우 국내 브랜드의 지위가 워낙 굳건해 진출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TV 업체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면서 "다만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북미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TCL은 올해 1분기 북미 시장에서 TV 판매 대수 기준 점유율 26.2%를 기록하며 삼성(21.8%)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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