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감소에도 정제유 등 석유제품 재고가 증가한 부담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2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5달러(0.8%) 하락한 55.6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지표와 이란 정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을 주시했다.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 감소했지만, 정제유 등 석유제품 재고가 비교적 큰 폭 증가하면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약 273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150만 배럴 감소보다 큰 폭 줄었다.
하지만 휘발유 재고는 약 31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261만 배럴 늘었다. 전문가들이 휘발유 재고가 2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2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이 늘었다.
유가는 뉴욕증시 주요 지수의 반등 등 위험자산 투자 심리 개선으로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재고 지표 발표 이후 차츰 상승 폭을 줄었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 휴가 시즌이 끝나가는 만큼 수요가 감소 추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했다.
어게인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휘발유 수요가 피크를 지나 여기서부터는 감소 추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에는 추가로 반락한 끝에 하락 반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7월 FOMC에서는 다수 위원이 제롬 파월 의장이 주장했던 것처럼 금리 인하가 `중간 조정` 성격이라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도 한때 300포인트 가까이 올랐던 데서 상승 폭을 다소 줄였다.
이란을 둘러싼 긴장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의 원유 수출이 제로로 떨어진다면 국제 해상 운송로의 안전이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예측 불가한 정책에 대응해 이란도 예측할 수 없는 대응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 반등에도 경기 둔화 및 수요 부진 우려가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담당 대표는 "최근 안도 랠리도 경기 침체 위험이 유가를 다시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거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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