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등급 5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시속 300㎞에 육박하는 강풍과 폭우를 몰고 카리브해 바하마를 강타해 피해를 낳고 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도리안은 1일(현지시간) 오후 바하마 아바코섬과 그레이트아바코섬에 차례로 상륙했다.
도리안은 이날 오후 12시 40분께 시속 297㎞(185마일)에 달하는 풍속으로 아바코섬의 엘보 케이에 상륙했다. 이어 오후 2시께 인근 마시 하버로 진격했다.
도리안이 상륙한 지역에서는 강풍 속에 건물 지붕이 뜯겨 나가고 자동차가 뒤집히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전신주가 쓰러지며 전력 공급이 중간돼 수백여명의 주민이 학교와 교회 등으로 대피했다.
거리에 물이 차오르면서 아바코섬 이부 지역에선 길이 시작되는 지점과 바다를 구분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AP통신은 이날 도리안의 최고 풍속을 시속 295㎞로 측정하고, 역대 육지를 강타한 대서양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한 것들과 동급이라고 보도했다.
인구 40만 명의 바하마는 `괴물 허리케인` 도리안의 상륙으로 비상상황이다.
바하마 정부는 전역에 14개의 대피소를 마련하고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으며, 아바코섬과 그랜드바하마 등 일부 지역의 공항이 폐쇄돼 600편의 항공편이 결항했다.
정부 당국은 도리안이 상륙한 현재까지도 집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저지대 거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종용했다.
허버트 미니스 바하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바하마 역사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허리케인을 맞았다"며 주민들에게 경계를 당부하고, "아직 대피하지 않은 이들은 극도의 위험에 처한 것으로, 재앙 수준의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행 경로에 있는 바하마가 아수라장이 된 가운데 미 본토도 도리안이 가까이 다가오자 잔뜩 긴장한 모양새다.
시속 11㎞의 속도로 느리게 북상 중인 도리안은 1일 밤에서 2일 오전 사이 그랜드바하마섬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경로상 도리안은 바하마를 지난 뒤 북동쪽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어 미국 남동부 해안을 따라 올라갈 전망이다. 미 당국은 이 허리케인의 중심부가 미국을 지나가지 않는다고 해도 해안가 지역에선 강력한 폭풍과 해일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 남동부 플로리다와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 등은 도리안이 몰고 올 강풍과 폭우에 대비해 주민 대피령을 내리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83만명에 이르는 해안가 주민 전원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고, 플로리다의 유명 휴양지인 팜비치도 1일 오후 1시를 기해 동부 지역 일부에 강제 대피령이 발령됐다.
한편 기상당국은 도리안이 시속 7㎞로 서쪽을 향해 이동 중이라며 2일 밤 허리케인이 "모든 분노"를 품은 채 그랜드 바하마 섬을 지날 것으로 예상했다.
허리케인 예상 경로에 포함된 바하마의 다른 작은 섬들에선 호텔들이 문을 닫았으며, 주민들은 배를 대절해 인근의 더 큰 섬으로 이동을 준비 중이다.
도리안 바하마 강타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