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에 이어 태풍 `링링`이 북상한다는 소식에 그간 9월 태풍으로 여러 차례 큰 피해를 봤던 제주에서 점차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 13호 태풍 링링은 3일 오전 9시 기준 타이만 타이베이 남남동쪽 650㎞ 해상에서 시속 9㎞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점차 세력을 키우며 북상 중인 링링은 금요일인 6일 밤 제주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링링은 현재 중심기압 994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21m의 소형 태풍이지만, 한반도에 가까워지면서 점차 크기와 위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 서귀포 남서쪽 310㎞ 해상까지 접근하는 6일 오전 9시에는 중심기압이 965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7m의 `강한 중형` 태풍으로 발달할 전망이다.
이미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장기간 비가 내린 상태에서 태풍이 내습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역대 제주에 가장 큰 피해를 남긴 태풍은 2007년 9월에 내습한 `나리`가 꼽힌다.
2007년 9월 16일 제주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일 강수량 최고치인 420㎜를 기록했다. 불과 2∼3시간 사이에 한라산 정상부터 제주시 해안 저지대까지 시간당 100㎜ 안팎의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제주시가지를 지나는 산지천, 병문천, 한천, 독사천 등 모든 하천이 범람했다.
물 빠짐이 좋은 지질 구조상 홍수 걱정이 적었던 제주에서 상상조차 하지 못한 물난리가 나 13명이 목숨을 잃고, 1천억원대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태풍 `매미`가 덮친 2003년 9월 12일 제주와 고산에서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60m(시속 216㎞)가 관측됐다. 이는 태풍이 우리나라에 몰고 온 가장 강력한 바람으로 꼽힌다.
매미 내습 때 제주에서는 2명이 숨지고 500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났다.
1959년 전국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남긴 태풍 `사라` 역시 9월에 내습했다. 당시 제주에서는 11명이 숨지고 107명이 다쳤으며, 25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돼있다.
2012년에는 9월을 전후로 볼라벤(8월 28일)과 덴빈(8월 30일), 산바(9월 17일) 등 태풍 3개가 한반도에 연이어 상륙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이들 3개 태풍으로 인한 재산피해는 총 590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10월에 강력한 세력을 유지한 태풍이 내습해 큰 피해를 남기기도 했다.
2016년 10월 5일에는 10월에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 중 역대 가장 강한 태풍으로 꼽히는 차바가 내습해 제주에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 당시 서귀포에서는 일 강수량이 267.7㎜로 10월 극값 1위, 고산에서는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56.5m로 10월 극값 1위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10월 5일 제주의 일 강수량이 310㎜를 기록, 10월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기상청은 "태풍 영향으로 6∼7일 제주도에 시간당 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으며, 최대순간풍속 초속 30∼40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 농작물 관리 등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13호 태풍 링링 예상 이동 경로 (사진=기상청)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