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보기 힘든 야생동물과 특별한 `셀카` 한 장을 함께 찍어 소셜미디어(SNS) 등에 올리는 건 자연으로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 사이에 유행이 됐다.
연예인들도 `야생동물 셀카`를 자랑하며 이런 유행에 가세했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는 호랑이, 테일러 스위프트는 캥거루와 배우 겸 모델 킴 카다시안은 코끼리와 찍은 셀카를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야생동물과 찍은 셀카가 동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최근 뉴질랜드 더니딘에서 열린 국제 펭귄 콘퍼런스(IPC)에서 나왔다고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뉴질랜드 오타고(Otago) 대학 야생동물관리프로그램 책임자인 필립 세든 교수는 야생동물과 셀카가 일반화하는 것이 두렵다며 "야생동물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물론 야생을 전혀 이해하지도 못한다"고 비판했다.
세든 교수는 야생동물과 셀카를 찍는 행위가 동물에 신체적·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섭식 및 번식을 방해하며 나아가 출산율을 떨어트릴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동물보호 등의 선한 의도로 찍은 `야생동물 셀카`조차도 결국 동물들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셀카들은 아무 맥락 없이 전해지는 경우가 잦은데, 이럴 때 사람들은 그 사진이 의도한 자연보호 등의 메시지는 알 길이 없고 `나도 저렇게 동물을 끌어안고 같이 사진을 찍어 보고 싶다`고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세든 교수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야생동물 관련 연구를 하는 동안에는 스스로가 나온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을 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펭귄 콘퍼런스 측도 후원 계약을 제안했던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모 기업이 `야생동물 셀카`를 홍보자료에 사용한다는 이유로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세든 교수는 "야생동물들은 우리(인간) 뜻에 따라 존재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들이 인간이 바꿔 놓은 세상을 살아간다고 해도, 우리가 그들을 느끼고 만져도 된다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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