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약물을 동시에 투여하는 병용요법은 최근 의학계의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았지만 우수한 치료효과에도 비싼 비용 때문에 환자들은 선뜻 손을 뻗지 못했는데요.
국내 한 바이오 기업이 병용요법보다 효과는 더 뛰어나면서 치료 비용까지 줄일 수 있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오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항체는 바이러스나 세균같은 항원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 입니다.
일반적으로 한 종류의 특정 항원에만 결합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이중항체는 말 그대로 두 개의 항원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 단백질을 뜻합니다.
최근 의학계에선 항암제를 섞어 쓰는 병용요법이 부상하고 있는데 두 약물을 투여하는 만큼 가격이 비싸고 부작용도 심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중항체 플랫폼은 병용요법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기술로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이중항체를 통한 면역항암치료제는 단순히 칵테일 처럼 섞는 병용요법 보다 항암효과가 좋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어요. 지난주 로슈의 이중항체 학회를 다녀왔는데 로시 담당자가 유명한 로슈의 항체파이프라인 80%가 이중항체라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에이비엘바이오는 설립 5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바이오텍이지만 20개가 넘는 이중항체 플랫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물질에 연구 역량을 집중시키는 대신 가능성 있는 여러 개의 물질로 분산시켜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 한다는 전략입니다.
대신 대형 제약회사와 차별성을 찾기 위해 위암이나 파킨슨병 등 기존 치료제로 극복하지 못한 시장을 공략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부족한 자금력을 보완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활동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과 기술 수출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100% 옳은 길이라고 장담하진 못하지만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덜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어서 어려운 시기를 잘 버텨나갈 수 있는 회사라고 봅니다."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위한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이중항체 플랫폼을 이용해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잡은 치료제가 개발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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