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게 차(茶)를 마시려고 많은 사람이 티백(teabag) 제품을 쓰곤 한다. 그런데 종이처럼 보이는 티백 소재에 일부라도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플라스틱 중에도 폴리프로필렌 소재가 주로 쓰이는데, 주변에서 흔히 보는 끈 달린 형태의 티백도 대부분 폴리프로필렌 코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백에 플라스틱을 쓰는 건 종이의 재질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렇게 플라스틱 재질이 들어간 티백으로 차를 끓이면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이 다량으로 찻물에 섞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길대의 나탈리 투펜키 화학공학과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25일(현지시간) 미국 화학학회(ACS)가 발행하는 월간 `환경 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발표했다. 이 저널은 환경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국제학술지다.
ACS가 이날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린 보도자료에 따르면 티백 한 개를 물에 넣고 끓이자 116억개의 마이크로 플라스틱(microplastic) 조각과 31억 개의 나노 플라스틱(nanoplastic) 조각이 배출됐다고 한다.
이는 다른 음식물에서 검출된 것으로 앞서 보고된 것의 수천 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어 티백에서 나온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다양한 분량으로 나눠 `다프니아 마그나(Daphnia magna)`라는 물벼룩이 서식하는 물에 넣어 봤다.
그 결과 물벼룩이 죽지는 않았으나 해부학적 측면과 행동에서 일부 이상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그러나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인간에게도 만성적인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플라스틱은 시간이 흐르면서 미세한 조각으로 부서진다.
보통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5mm 이하, 나노 플라스틱은 100㎚ 이하를 말한다. 나노 플라스틱 조각은 머리카락 직경(7만5천㎚)의 750분의 1보다 작은 것이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은 환경이나 수중 생물, 음식물 등에서 검출되지만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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