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선거, 범민주 진영 압승
범민주 388석 vs 친중파 60석
연일 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어느새 6개월째 접어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시위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여겨졌던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뒀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온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대표도 이번 선거에서 당선됐습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어제 오후에 구의원 당선자를 모두 확정 발표했는데요. BBC에 따르면 홍콩 범민주 진영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452석 가운데 85%를 차지하면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이에 반해 친중파 진영은 겨우 60석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는데요. 사실상 궤멸 수준입니다.
現 범민주 구의원, '친중파 절반 수준'
범민주 진영, 처음으로 과반 넘겨…18구 中 17구 지배해
범민주 대표 '민주당' 91명 당선…구의원 제1당
이번 압승으로 범민주 진영은 18개 구 중에서 무려 17곳을 지배하게 됐습니다. 범민주 진영이 장악하지 못한 유일한 곳이 아일랜드구인데 이 지역은 8명의 구의원 자리가 자동으로 친중파에게 돌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사실상 범민주 진영이 모든 선거구에서 승리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현재 홍콩의 구의원은 친중파 진영이 327석의 의석을 차지해, 18개 구의회 모두 친중파 진영이 지배하고 있었는데요. 반면 범민주 진영은 친중파 진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번 선거가 끝나고 범민주 진영은 구의원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과반수를 넘겼는데, 범민주 진영인 민주당은 99명의 후보 중 91명이 당선되는 쾌거를 이루면서 구의원 의석 기준 제1당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반면 홍콩 친중파 정당 중에서 가장 큰 세력을 떨치는 민건련은 181명의 후보를 냈지만 고작 21명이 당선되는 데 그쳤습니다.
사상 최대 294만명 투표 참여…역대 최고 71% 투표율 기록
'젊은 층 유입' 범민주 승리 이끌어…18-35세 유권자 12.3% 증가
홍콩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선거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413만명으로, 지난번보다 크게 늘었는데요. 이중에서 실제로 294만 명의 유권자가 투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종 투표율도 71.2%로 2015년 투표율인 47%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한편,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현 정부를 심판하고자 하는 젊은 층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18세부터 35세 사이의 젊은 층 유권자가 12.3% 증가하면서 연령대별로는 최대 증가 폭을 보였습니다. 진보적 성향을 가진 젊은 층 유권자가 많이 늘어난 것은 범민주 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외신들 "시위 동력 살아날 듯…친중파 캐리 람, 새 대응책 찾아야"
범민주 공민당 당선자 전원, 거점 이공대 서 시위대 격려할 것
그렇다면 범민주 진영이 승리한 것에 대해 외신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외신들은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함에 따라, 최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궁지에 몰렸던 홍콩 시위대가 다시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경찰의 진압으로 시위가 최종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시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는데요.
범민주 진영의 공민당은 선거 결과 발표가 끝나고, 구의원에 당선된 32명 전원이 현재 경찰에게 원천 봉쇄를 당하고 있는 홍콩 이공대로 달려가 교내에 남아 있는 시위대를 격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외신들은 이번 선거에서 친중파 진영이 참패하면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금까지의 강경 대응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응 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구의원 선거 승리 '선거인단 독식'…차기 행정장관 선출에 영향
'행정장관 직선제' 무게 실릴 듯
그리고 무엇보다 외신들이 이번 선거에 집중한 것은, 구의원 선거 결과가 차기 행정장관 선거 당선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요. 지난 2015년에는 친중파 진영이 구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고 차기 행정장관 선거인단을 독식하면서, 2017년 행정장관 선거에서 친중파인 캐리 람 현 장관이 무난히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범민주 진영이 이번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다음 선거인단을 모조리 가져갈 수 있게 됐는데요. 이에 따라 차기 행정장관 선거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범민주 진영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면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에도 큰 힘이 실릴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습니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