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인 북극곰의 옆구리에 누군가가 러시아 군 전차명인 `T-34`라는 글자를 새긴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이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시베리아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국제환경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 직원인 세르게이 카브리는 차량 내부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T-34 북극곰` 동영상을 SNS에 올렸다.
동영상에는 어슬렁거리며 차량 주변으로 다가오는 북극곰의 모습이 담겼다.
북극곰의 왼편 옆구리에는 검은 글씨로 T-34라는 영문 글자와 숫자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T-34는 러시아의 군용 전차 명이다. 누가 북극곰의 몸에 T-34를 새겼는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포유류 전문가인 코흐네프 아나톨리 러시아과학원 선임연구원은 해당 영상이 언제 어디에서 촬영됐는지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과학자는 절대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고 통신에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반인이 장난을 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나톨리 연구원은 북극곰의 몸에 글씨가 명료하게 새겨진 것으로 보아 누군가가 진정제를 사용, 북극곰을 포획한 뒤 이런 짓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 주민이 민가에 출몰하는 곰을 포획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스프레이를 뿌렸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다만 수영하는 북극곰의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새겨진 글자가 지워질 것이라고 아나톨리 연구원은 덧붙였다.
러시아에서는 굶주린 북극곰이 민가에 내려오는 일이 잦다.
지난 2월 아르한겔스크주 노바야제믈랴 부근에서는 52마리의 북극곰이 민가에 출몰, 지방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16년에는 이 지역 기상관측소에 있던 러시아 과학자 5명이 오랜 기간 북극곰들에 포위되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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