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여름철 보양식으로 꼽히는 민물장어는 일반 가정에서는 손쉽게 해 먹기에는 어려운 재료이다. 비싼 가격 탓에 특별한 날이나 가족모임이 아니라면 식당에서 먹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이런 민물장어와 각종 수산물을 집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 온 양산도에프엔비 김봉석 대표는 부산에서 60년 동안 이어져 온 노포 장어집의 3대째 후계자이기도 하다. 1956년 그의 조부모가 시작한 장어 전문점은 지금도 성업 중이며 김 대표는 지난 2016년 양산도에프엔비의 법인을 설립, 본격적으로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식품업계는 특히 트렌드가 자주 변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그러다 보니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품도 채산성이 맞지 않으면 생산이 중단되고 새로운 상품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고객들의 취향 변화를 그때그때 모니터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김 대표는 늘 강조한다.
그가 제품 생산에 있어 1순위로 꼽는 것은 무엇보다 위생이다. 이물질 등을 항상 신경 써서 관리하는 것은 물론 냉장 상태에서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특별한 포장재를 개발해 특허 출원하기도 했다. 구이용 혹은 생물, 수산물은 진공 포장 후 대형마트 등으로 납품된다.
김 대표는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면 언제나 직원들과 회의를 가지며 수시로 현장을 체크한다. 아무래도 제품 상태를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게 마음이 놓이는데다 판매할 때도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양산도에프엔비 직원들은 그가 나이를 떠나 스스럼없이 소통하고, 직원 모두를 솔직담백하게 대한다고 말한다. 모든 직원들이 경영마인드를 습득하여 일사분란하게 일하는 것이 김 대표가 갖고 있는 목표다.
그가 민물장어 유통에 관심을 갖고 제조업까지 확장하는 동안 조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식당은 현재 그의 어머니가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장어구이는 느끼하지 않고 불 맛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바로 잡은 싱싱한 장어에 소스 맛 또한 특별해 20년 이상 단골들도 적지 않다. 가게 이름의 유래는 김 대표의 할머니가 식당을 운영하던 당시 양산도 민요를 잘 부르는 직원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조업을 하면서 양산도라는 상호를 그대로 사용한 것은 전통의 맛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에서이다.
식당 바로 앞에는 김 대표의 할아버지가 민물장어를 직접 관리, 유통했던 수족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지금은 작은아버지가 30년 이상 할아버지의 가업을 잇고 있다. 일찍 부친을 여읜 그에게 작은아버지의 존재는 잔심부름에서 시작해 장어 선별, 배달, 거래처 관리 등 모든 노하우를 알려준 스승과도 같다.
이곳의 장어는 함안과 고창, 영광, 나주 등지로 유통되는데, 서울의 경우 유통업자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주로 부산과 경남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의 사업 멘토이기도 한 작은아버지는 그를 두고 “매사에 적극적이면서 긍정적인 성격”이라며 “양산도에프엔비를 창업해 마트에서 홈쇼핑까지 다양한 곳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양산도에프엔비에서는 살아있는 민물장어만을 납품하므로 장어를 잡자마자 바로 손질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민물장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 손질이 까다롭고 숙련된 기술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창업 초기부터 함께 해 온 직원들이 소중한 인적자원이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작업인데다 장어 손질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더더욱 찾아보기가 힘들다.
양산도에프엔비가 홈쇼핑 진출에 나선 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민물장어를 맛보게 해 주고 싶다는 김 대표의 욕심 때문이다. 제품이 호평을 받으면서 일손이 부족한 요즘은 언제든 현장에 나와 직접 일을 거든다. 오랜 기간 동안 장어 유통 일을 경험해서인지 그는 현장 파악이 빠르고 능숙한 일 솜씨를 자랑한다.
신선한 제품 공급 위해 매일 배송되는 장어는 하루에 보통 300kg 가량이며 성수기나 주말에는 500kg 씩 팔릴 때도 있다. 여름철 장어 성수기가 끝나면 추석 시즌에는 제수용 문어를 준비하느라 쉴 틈이 없다.
그가 조부모로부터 배운 것들 중에는 기술이나 경영 능력 뿐 아니라 직원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상생의 가치도 포함돼 있다. 평생을 베풀면서 사셨다는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김 대표도 직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함께 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 상생과 소통은 결과적으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며, 회사가 성장해 나가는 길이기도 하다는 게 그의 경영 철학이다.
최근 시작한 사업은 생물 장어의 식당 납품이다. 소규모 식당들이 늘다 보니 가게에서 직접 생물을 손질하면 위생상 좋지 않기 때문에 이미 손질해 놓은 제품을 찾는 곳이 많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납품되는 양산도에프엔비의 장어는 부드럽고 가시가 없어 고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한편 가업을 이끌고 있는 또 다른 이는 장어 프랜차이즈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 대표의 사촌 동생이다. 직접 메뉴를 시식하며 평가도 하는 사촌형이 누구보다 든든한 조력자라고 동생은 이야기한다. 그가 오늘도 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60년 간 지켜온 양산도라는 이름에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서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경영컨설팅사업부 손영주 지점장은 양산도에프엔비가 “HACCP 인증을 받아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했으며 앞으로도 건강한 식생활 문화 정착을 위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봉석 대표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가족처럼 상호 협력하고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직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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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現)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경영지원본부 이사 이혜숙
前) 영진이커머스 대표이사
前) 영진닷컴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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