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
"왜곡, 과장 안되고 균형있게 봐달라"
외국인들이 최근 21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채권 선·현물 시장 역시 외국인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그동안 지켜만 보던 정부가 불을 끄려고 나선 모양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은 오늘(9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면서 상황별 금융시장 안정 수단을 꼼꼼하게 재점검하고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 대응이 늦은 편이지만 지금이라도 나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생각은 사뭇 달랐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언론이 문제`라는 거다. 이날 은 위원장은 `LG화학 2차전지 관련 협약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외국인 순매도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먼저, 그는 "좋은 뉴스는 많이 안나오고 나쁜 뉴스만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나쁘다는 건 가치판단을 의미하는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은 "외국인이 판 기사만 있고 샀다는 기사는 잘 안쓴다"며 "외국인 매매형태 가운데 순매도만 부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인 매도)긴 호흡으로 봐야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두 신문을 예로 들어 "`외국인이 판다`는 기사와 `미국 10년이 끝났다. 신흥국으로 돈이 들어온다`는 기사가 나와 헷갈린다"며 "두 가지 시각이 다 있는 만큼 균형있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 위원장은 "언론이 왜곡하거나 누구를 강조하거나 하면 안되고 균형있게 봐달라"고 재차 꼬집었다.
은 위원장이 "팩트에 기반한 균형있는 기사를 쓰라"며 언론을 지적할 수 있다. 물론 언론들도 각성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기재부 차관이 외국인 순매도 확대에 따라 비상대응한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은 위원장이 언론 탓으로 돌리는 모양은 금융수장답지 못한 태도다. 아무쪼록 정부와 언론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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