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에 기여하러 왔다…에어택시, 20년 후 대중교통 될 것"

입력 2020-01-09 08:00  



"30년을 미국에서 일 했는데, 조국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신재원 현대자동차그룹 UAM사업부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이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사업)을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인사다.

신 부사장은 1989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의 항공 연구 부문에서 근무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직접 연단에 올라 현대차그룹의 `도심형 항공기`사업 전반에 대한 소개를 맡았다.

기자들과 만난 신 부사장은 "UAM은 항공기와 자동차가 같이 추구할 만한 `종합적인 시장`"이라면서 "자율주행과 전동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가까운 미래에 도심형 항공기가 활발하게 상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40년엔 전세계적으로 약 1.5조 달러 수준의 UAM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인플렉션 포인트`가 올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UAM사업이 인구 밀집도가 높은 도시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특성상 안전과 소음 문제에 막힐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신 부사장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로터(프로펠러)를 여러개 사용해 컨트롤이 충분히 가능하고, 낙하산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소음의 경우에도 "도심형 항공기는 8개의 작은 로터를 쓰기 때문에 헬리콥터 만큼의 소음이나 바람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현재 UAM사업에 관한 현대차의 역량에 대해서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조직의 숫자는 매우 작으나, 고품질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현대모비스 등 부품 회사도 있어 이미 높은 역량을 갖고 있다"고 자평했다.

정부의 규제 문제에 관해선 "규제를 무조건 완화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기존의 규제를 어떻게 수정하고 보완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드론 상용화 때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정부기관과의 많은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인터뷰 일부 발췌.


▲NASA에서 오랜 기간 연구를 하다가 비즈니스를 하는 현대차그룹으로 왔다. 어떤 이유인가.

= 1989년에 NASA에 시니어 리서쳐(선임연구원)로 들어갔다. 6년 정도 리서쳐를 했고 후에 관리직으로 발탁되서 24년간 관리직에 있었다. 클리블랜드에 있는 리서치 센터에서 전체 항공 총 책임자로 있었고, 2004년에는 워싱턴에 있는 본사 옮겼다. 이후 NASA 전체의 항공 연구를 하는 미션 디렉터리의 부책임자(deputy)가 됐고, 2008년 전체 부서의 총 책임자가 됐다.

현대차그룹에 입사를 결정한 이유는 우선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현대차그룹을 혁신하려는 의지가 신선하게 다가왔고, 또 그게 올바른 비전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더불어 계속 미국에서 일했는데 조국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처음에는 연구를 하는 연구원이었지만, 대부분의 경력 동안 연구 개발 관리를 했기 때문에 전세계에 있는 연구개발센터와 모든 항공기 회사(보잉, 록히드마틴 등) 등 다양한 기업체와도 일을 많이 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UAM 사업을 현대차그룹에 조금이라도 보태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대략적인 상용화 시점은 언제일까.

=상용화 시점은 현재로서는 예측하는 것이 어렵지만, 업계가 생각하는 것은 우버가 계획하는 것을 거의 표준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우버가 2023년 시범적으로 상용화 운영을 하겠다고 했다. 이는 완전 자율화된 수단은 아니고, 조종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준이다. 4~6명 정도의 승객이 탑승하고 2명의 파일럿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매우 한정적인 도시의 일정 지점에서 공항까지 이동하는 정도로 이용될 것으로 보며 시범적으로 테스트 수준으로 예상한다.

2029~30년 쯤이 되면 규제도 새로 만들어지고 기체도 성능이 많이 좋아질 것이고 일반 대중들의 수용도도 많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자동화 기술이 많이 발전하고 배터리 기술이 많이 발전하면 2035년 정도에는 수요가 급증하는 `인플렉션 포인트`가 생길 것이라고 본다. 모건스탠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40년 정도되면 전세계적으로 약 1.5조 달러 수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UAM 시장은 매우 커질 것이고 여러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다. 모건스탠리 예측처럼 1.5조 달러 규모가 아니라도 절반 정도인 7~8천억 정도의 시장이 되면 매우 다양한 회사가 존재할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를 선도하는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안전성이나 소음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다.

=UAM은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편법을 생각하면 안되고 안전은 완벽해야 한다. UAM은 기체 무게 조정을 잘 해야겠지만 낙하산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컨대 비행체가 완전 제어가 안되는 긴급 상황의 경우 이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 가능하는 방법이 있다. 더 중요한 기술은 콘셉트 PAV(S-A1)에서 보듯이 로터를 여러 개(8개) 사용한다는 점이다. 로터 하나가 고장이 나더라도 컨트롤이 충분히 가능하다. 하나가 고장나더라도 컨트롤을 할 수 있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

소음의 경우는 헬리콥터가 대부분 선진국 대도시에서 운항할 수 없는 것이 소음이 심한 것 때문이다. (UAM은) 전동화를 하니 큰 메인 로터 없이 훨씬 작은 로터 여러 개를 쓰고, 로터의 스피드 역시 빨리 돌리지 않고 천천히 돌리는 것이 가능해 소음을 줄일 수 있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헬리콥터의 장점과 단점인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인 셈이다. 장점은 받아들이고 단점을 보완하면 충분히 도심 운항이 가능하다고 본다.

▲업계 속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은 어떻게 보나.

=경쟁사와 비교하면 조직의 숫자는 매우 작은 편이다. 스타트업 회사들이 매우 많은데, 어떤 자료에 의하면 150개 이상 전세계에 있다고도 한다. 몇십명에서 몇백명 수준의 조직원을 보유한 곳도 있다. 그러나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현대차그룹의 총체적인 능력이 중요하다.

현대차그룹은 고품질의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안전을 보장할 수 있으며, 원가절감이 가능하다. 결국 모든 사람이 탈 수 있는 기체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이 현대차그룹에 있다고 믿고 있다. 전동화를 위해서는 전체 파워트레인 시스템, 배터리 시스템 등 전체적인 시스템의 컨트롤이 필요한데, 현대모비스 등 부품회사도 있다. 전체적인 능력을 봤을 때 스타트업 회사들은 이런 총체적인 능력이 없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갖추고 있는 역량이 있고 이에 더해 같이 새롭게 개발을 더하면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상용화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나 규제해소가 필요할텐데.

=드론과 미국을 예로 들겠다. 갑자기 드론이 나타나면서 미국의 관계 기관이 굉장히 (상용화에) 많은 노력을 했다. NASA도 새로운 항법을 연구해 미국에서 드론은 거의 상용화가 된 상태다. 드론 상용화를 위해서 새로운 항법을 만들어야 하고 정부기관과의 협력이 많이 필요했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기체 개발을 위해서는 테스트가 필요한데, 특히 안전을 위해서 테스트를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기존의 항법 시스템과 충돌이 되지 않는 항법 시스템도 필요하다.

다만, 규제를 무조건 완화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기존의 규제를 어떻게 수정하고 보완해야 하는 것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기존의 규제도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일테니 말이다. 어떤 규제를 어떻게 수정보완하고 규제가 제도로 작동하게 될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가 워낙 크기 때문에 결국 시장은 열리게 된다는 점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기술적 문제나 사람들의 수용이 늦어질 수도 있지만, 수요가 있으면 시장은 열리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의 이치기 때문이다. 앞으로 교통 문제는 더욱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수요는 분명히 있고 시장이 열릴 것이다. 많은 정부와 회사들이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할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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