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측은 최근 3자 회동을 갖고 향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공동 전선 구축이 현실화할 경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계 안팎에서는 한진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끊임없이 위협해 온 KCGI가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는 것은 다소 의외라는 분석이다. KCGI는 지난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 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그동안 꾸준히 총수 일가를 견제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등을 맡았던 조 전 부사장이 호텔 경영에 강한 애착을 가진 반면, KCGI는 한진그룹이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호텔 사업 부문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조 전 부사장 측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모든 당사자와 협의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과 달라진 바 없다"며 "아직 당사자들과 협의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누구와 어떤 논의를 하고 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조 회장과 막판 화해를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KCGI와 연대할 가능성도 열어 놓은 셈이다. 만약 재계 안팎의 예상을 깨고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연대할 경우 표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한 조 전 부사장이 등을 돌리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진 총수 일가의 지분은 28.94%에서 22.45%로 줄어든다. 여기에 그룹 `백기사`로 분류된 델타항공의 지분 10.00%를 더해도 32.45%에 그친다.
반면, 조 전 부사장은 KCGI(17.29%)와 반도건설(8.20%)의 지분을 포함해 31.98%를 확보한 셈이 된다. 이 경우 양측의 차이는 불과 0.47%포인트에 불과하다. 주총에서의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최소 38∼39%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총에서의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 3자 간의 공동 전선 구축이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주주 간 합종연횡을 둘러싼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우호지분 확보에 비상이 걸린 조 회장은 주주들을 만족시킬 만한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선책과 함께 위임장 독려를 통해 우호지분 끌어모으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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