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 사비하 괵첸 공항에서 5일(현지시간) 페가수스 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57명이 다쳤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사고로 여객기에 화재가 발생하고 동체가 세 부분으로 부러지는 등 크게 파손됐다.
자히트 투르한 터키 교통부 장관은 "이즈미르에서 출발해 사비하 괵첸 공항에 착륙하던 페가수스 항공 소속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에서 미끄러졌다"고 밝혔다.
투르한 장관은 당초 "사고 여객기에 승객 171명과 조종사와 승무원 6명 등 177명이 타고 있었으며 사망자는 없었다"고 말했지만, 파흐레틴 코자 터키 보건부 장관은 추후 "현 단계에서 15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우리의 동료 시민 중 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확인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터키 보건부는 사망자가 터키 국적자라고 밝혔다.
투르한 장관은 "일부 승객은 스스로 탈출했지만 다른 승객들은 안에 갇혀 있어 구조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객기가 공항에 격렬한 기세로 착륙한 뒤 파손됐다"며 "지금까지 우리가 얻은 정보로는 착륙 당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활주로를 벗어나 들판에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터키 현지 매체는 "조종사 2명 중 1명이 한국인이며, 부상이 심각한 상태"라고 전했다.
BBC도 조종사 2명이 터키인과 한국인이라며 터키 교통부 장관의 말을 빌려 당국이 부상한 조종사들과 아직 접촉하지 못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주이스탄불총영사관은 "해당 항공사 측에 문의한 결과 사고 여객기에 한국인은 탑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승객은 물론 조종사 중에도 한국인은 없다고 항공사 측이 밝혔다"고 말했다.
터키 현지 방송은 부서진 여객기 동체의 틈 사이로 승객이 나와 뒷날개 쪽으로 긴급 대피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알리 예르리카야 이스탄불 주지사는 "사고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미끄러지면서 60m가량을 이어갔고 그런 다음 30~40m가량 (둑을 따라) 아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예르리카야 부지사는 "부상자 대부분은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며 "무척 슬픈 일이지만 더 큰 사고를 피한 것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스탄불에는 사고 직전 종일 비를 동반한 강풍이 불었으며, 이 사고로 오후 9시 30분 현재까지 사비하 괵첸 공항 운영이 중단됐다. 이스탄불에선 이러한 날씨 때문에 종종 항공편이 취소되기도 한다.
사고 현장에선 조종석을 포함한 여객기 앞부분이 기체로부터 잘려 나왔고 꼬리 부분을 포함한 뒷부분에선 선명한 틈 자국이 생겼다.
터키의 저비용 항공사인 페가수스 항공 소속 보잉 737기는 지난달 7일에도 사비하 괵첸 공항에 착륙하던 중 비바람에 활주로에서 미끄러진 바 있다. 당시 164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으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검찰이 이 사고와 관련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터키 여객기사고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