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에 따르면 다음 달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신임 사무총장 선거에는 현재 10명의 후보가 뛰어들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의 왕빈잉 WIPO 사무차장과 다렌 탕 싱가포르 사무소장의 경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왕빈잉 사무차장은 개발도상국 회원국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으며, 이에 미국과 유럽, 일본, 대만 등은 중국을 지지하는 회원국들에 지지를 철회할 것을 요청하는 등 로비를 벌이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지식재산권 침해로 악명 높은 중국이 WIPO를 장악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의 마크 코헨 법률기술센터 소장은 "왕빈잉 사무차장이 총장이 될 경우 앞으로 10년 안에 시장에 기반한 지식재산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중국이 규칙을 정하는 지식재산권 세계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15개 전문기구 중 식량농업기구(FAO),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전기통신연합기구(ITU),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등 4개 기구의 사무총장을 배출했다.
만약 왕빈잉 사무차장이 WIPO 총장 자리를 차지하면 중국이 장악한 유엔 전문기구는 5개가 돼 4개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을 앞서게 된다.
이러한 중국의 국제기구에 대한 영향력은 최근 WHO의 신종코로나 대응에서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신종코로나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발병지인 중국에 대한 여행과 교역 제한을 권고하지 않는 등 노골적인 `중국 편들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WHO 사무총장 선거에 뛰어들었을 때 중국이 600억 위안(약 10조원)을 WHO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그를 간접 지원한 것이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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