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부 지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유입을 것을 막기 위해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강제로 격리 조치하는 등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코로나19 확산에도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일부 지역이 너무 성급한 조치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주중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웨이하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50분(현지시각) 웨이하이 공항에 도착한 인천발 제주항공 승객 163명에 대해 전원 격리 조치했다.
공항 당국은 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검역 절차를 진행하고, 지정된 웨이하이 시내 호텔에 14일간 격리할 방침이다.
이날 제주항공 항공편에는 한국인 19명을 포함해 중국인 등 총 163명이 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전원 강제 격리에 나선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웨이하이시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25일부터 일본과 한국 등에서 웨이하이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강제 격리한 뒤 14일 후에 귀가시킨다고 밝혔다.
대사관 관계자는 "웨이하이시 정부 측이 지역 경제를 위해 이번 조처를 내렸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승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웨이하이시 측도 "이번 조치는 한국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모든 탑승객을 대상으로 한 조치"라며 "발열 증상이 있는 경우는 14일간 격리 관찰하고, 증상이 없으면 며칠 내에 귀가 조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 칭다오총영사관과 한국상회는 승객들과 함께 지정 격리 장소로 이동할 예정이다. 총영사관 등은 2∼3일이 지난 뒤 격리 조치를 간소화하도록 웨이하이시 당국에 요청할 계획이다.
이러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강제 격리는 중국 중앙 정부 차원이 아닌 지방 정부가 자체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코로나19 환자 증가가 보고되는 한국과 일본 같은 국가들에 대해 여행주의보 발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전체적으로 볼 때는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자가 격리 2주를 의무화하면서 방역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베이징의 경우 한국인 최대 밀집지 왕징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주위원회는 한국에서 베이징으로 돌아온 뒤 자택에서 2주간 자가 격리 후 이상이 없을 경우 단지 내 출입증을 발급해주기로 했다.
기존에는 외국에서 베이징으로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사람은 자가 격리할 필요가 없었으나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자 갑자기 기준이 바뀐 것이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과 다롄,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칭다오 등에서도 한국인 등 입국객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조치가 속속 취해지고 있다.
옌볜 당국은 "당분간 관광지를 개방하지 않는다"면서 "각 여행사는 단체관광객, 특히 한국에서 온 단체관광객을 받지 않는다"고 공지한 상태다.
이처럼 한국발 중국 입국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항공편도 크게 줄어 서울에서 중국 일부 지역으로 가는 비행기 푯값이 몇 배로 치솟았다.
중국 예매 사이트 등에 의하면 26일 인천공항-칭다오 편도 직항 최저가는 3천418위안(약 59만원)에 달했다. 이 노선의 평소 운임은 400~700위안(7만~12만원) 정도임을 고려하면 폭등한 셈이다.
많은 한국 기업이 산둥성 지역에 집중돼있는데 춘제(중국의 설)를 맞아 귀국했다가 코로나19로 돌아가지 못했던 교민들로서는 이젠 중국 입국마저 힘들어져 이중고를 겪게 됐다.
한편, 중국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의 토론방에는 "산둥성 정부가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해야한다"는 내용이 2천만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인들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