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원금 손실 우려를 높였던 ELS가 최근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며 다시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지수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겠냐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아직 바닥을 예측하기 섣부른 장세인 만큼 주의가 요구됩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삼성증권이 각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 규모로 청약을 받은 ELS에는 모두 모집액보다 많은 투자금이 몰렸습니다. 청약 마감을 앞두고 이미 초과 청약이 발생한 상품도 있습니다.
KB증권이 발행한 ELS역시 초과 청약이 발생했고, 신한금융투자가 출시한 ELS는 무려 4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1천만원을 청약했다면 250만원 정도만 투자할 수 있었다는 얘깁니다.
코로나19발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적지 않은 ELS가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때문에 모집금액을 채우지 못해 발행 취소가 속출하던 얼마 전과는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이처럼 ELS가 다시금 인기몰이를 하게 된 비결은 단연 수익률.
증시 변동성이 높아질 수록 증권사 입장에서는 헤지 운용으로 낼 수 있는 수익이 많아져 두 자릿수의 높은 수익률을 약속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도 최근처럼 주가가 고점 대비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오히려 안정적인 투자처로 받아들이고 이른바 저가 매수에 나선 겁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고수익 ELS 발행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7일까지 8개 종목, 총 530억원 규모로 국내외 지수와 종목을 담은 ELS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최고 수익률이 9%에 달합니다.
미래에셋대우도 9일까지 9개 종목, 950억원 규모의 ELS 청약을 받고, 이 중 세 상품이나 두 자릿수 수익률을 제시합니다. 신한금융투자(200억원)와 삼성증권(2,250억원)도 수익률 최고 10% 대의 ELS를 내놓습니다.
다만 증권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나옵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며) 안전자산이 무의미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바닥을 잡겠다며 (ELS를) 투자하겠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시는데, 조심을 하셔야 될 것이 (헤지를 위한) 스왑 거래 등을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고수익 ELS 발행 증권사들은 대부분 자체 헤지를 하는 대형 증권사들인데, ELS의 기초 자산이 되는 해외 지수의 선물을 매수하면서 헤지를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 유럽과 미국 증시 급락으로 유로스톡스50과 S&P500지수 선물 매수 포지션에서 대규모 마진콜을 당했고, 증권사별로 최대 1조원 가량을 달러로 구해 증거금으로 넣어야 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높은 수익률을 미끼로 끌어모은 투자자들의 돈으로 해외지수 선물을 매입해 물타기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만약 증시가 또다시 폭락하면 손실은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 되는 만큼, 투자에 앞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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