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1만명을 넘으며 유럽에서 가장 피해가 큰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영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1만612명으로, 하루 전보다 737명 늘었다.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가 1만명이 넘어선 국가들에 영국이 합류한 오늘은 다소 우울한 날"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영국의 코로나19 일일 사망자 수는 이틀 전 980명, 전날 917명에서 이날 737명으로 줄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총 8만4천279명으로 전날보다 5천288명 늘었다.
세계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1만명이 넘는 나라는 각국의 공식집계 기준으로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영국의 5개 국가다.
영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은 12.6%로 최악의 피해국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약 12.7%)와 비슷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부의 비상사태 과학적 자문그룹(Sage) 일원인 제러미 파라 박사는 이날 BBC방송에 출연해 "영국이 유럽에서 가장 피해가 큰 나라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3차 대량 감염 사태가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백신과 치료제가 나와야만 사태를 실질적으로 종식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올가을까지 백신이 개발될 수 있지만, 전 세계 환자들의 수요에 맞춰 이를 대량생산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스 닐 영국 노팅엄대학 전염병학 명예교수 역시 BBC에 영국이 서유럽에서 독일 다음으로 인구가 많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닐 교수는 "중요한 것은 전체 사망자 수가 아니라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의 수를 나타내는 비율"이라며 "이런 이유로 벨기에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이어 심각한 문제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시간 국제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영국의 100만명 당 사망자는 156명으로 스페인(368명), 이탈리아(329명), 벨기에(311명)보다 적은 편이다.
파라 박사의 비관적 전망에 대해 핸콕 장관은 "지금으로선 바이러스의 미래에 대해 알 수 없다"라면서 "영국 국민과 전 세계 시민 수백만 명의 행동에 달렸기 때문"이라며 반박했다.
영국에서 사망자가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는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 등 의료진들이 개인보호장비(PPE)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영국 최대 노조인 유니슨의 데이브 프렌티스 사무총장은 "장관들은 PPE 부족 사태를 해결하는 중이라고 수주간 말해왔지만, 이는 충분한 답변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NHS 직원과 기타 의료 종사자들이 대량으로 병에 걸리고 있다"며 "간호사, 의사, 간병인 등 일부는 이미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앤디 버넘 전 보건부 장관은 "중요한 것은 정부가 실수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저지른 실수를 빨리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이라며 "정부는 일부 사안에서는 그렇게 했지만 가장 중요한 PPE에 관해서는 그렇게 못 했다"고 비판했다.
핸콕 장관은 이에 대해 "(정부가)더 해야 할 일은 항상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PPE 재고를 신속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은 부인했다고 BBC는 전했다.
영국 코로나19 사망자 1만명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