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높이던 외국인이 돌아왔습니다.
본격적인 반등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오래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수 회복 수준에 비해 외국인 입장에서의 한국 주식은 여전히 싸다는 겁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동학 개미가 끌어올린 증시에 외국인이 탑승하자 추세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가 낙폭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아직도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은 달러를 원화로 바꿔 한국 주식을 매매하는 만큼 달러 기준으로 지수 수준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동안 치솟은 환율 탓에 해당 지표는 아직 바닥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약 13% 하락하는 동안, 달러 환산 코스피 가격을 보여주는 'iShares MSCI Korea ETF'는 21% 넘게 떨어졌습니다.
특히 해당 인덱스는 장기 투자금으로 분류되는 미국계 자금 운용에 주요 기준이 되는 지표여서,
그간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던 외국인 중 상당수가 미국계 투자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귀환도 점쳐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보다 16% 포인트 이상 저평가 됐던 달러 환산 코스피는 이듬해 미국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상황을 역전시킨바 있습니다.
다만 10년전과 차이점도 존재합니다. 사상 초유의 바이러스 확산으로 그냥 달러를 보유할 요인도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즉, 이론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높으면(원화 약세) 더 많은 한국 주식을 사는데 유리하지만,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서는 그냥 달러를 가지고 있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환율 1,200원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별 다른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항상 보면 우리 경제가 위험하다는 신호로 여겨지는 숫자, 지표처럼 작용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환율이 급등하면 외국인의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할 수 있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 일정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꼽힙니다.
이달에만 약 7조6천억원 정도의 외국인 배당이 이뤄지는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현금화 수요로 재투자보다는 환전 후 역송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코스피가 1,9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외국인이 환율로 발생한 지수간 차이를 이용해 본격적으로 한국 증시 매수에 나설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