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이 금융투자업계에도 타격을 주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증권사의 성장동력인 투자은행(IB) 부문의 부진에 1분기 큰 폭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 임원들은 이달부터 급여를 20% 자진 반납한다.
현대차그룹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계열사 임원 1,200여명의 급여 자진 반납에 따른 결과다.
앞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은 임직원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임원 보수 일부 반납 등 긴축 경영을 강조했다. 자신을 비롯한 임원진 보수 일부를 반납하고, 사업 부문의 업무추진비를 축소 배정한다는 게 주된 골자다.
여기에 SK증권 역시 임원을 중심으로 급여 반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증권사가 앞 다퉈 급여 반납 등 비상경영체제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의 성격이 짙다. 증시 급등락 사태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은 개선되겠지만, 기업공개(IPO) 등 투자은행(IB) 부문과 주가연계증권(ELS) 등 헤지비용 급증, 여기에 채권금리 급등에 따른 운용수익 감소 등 파생 부문에서의 부진으로 전체 1분기 실적이 전분기는 물론,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교보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0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46.9% 감소한 수치다.
현재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임원 급여 반납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선 업계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임원의 급여 반납이 일반 직원들에 이어 인력 감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증권사들은 내부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증권사 임원 급여 반납은 물론, 직원들 급여 삭감, 인력 감축까지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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