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좋은 실적을 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늘며 1분기에는 반도체가 수혜를 봤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2분기부터는 이 같은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감도 동시에 커진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으로 1분기 매출액이 7조1천989억원, 영업이익 8천3억원, 순이익 6천491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대비 각각 4%, 239% 증가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6.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1.4% 줄었다.
오는 29일 1분기 확정 실적과 부문별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매출이 3조6천억∼4조원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사 1분기 합계 추정치는 4조8천억원으로,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가 나타나기 이전인 올해 초 기대했던 수준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반도체 코리아`가 코로나19에도 1분기에 굳건한 실적을 지켜낸 가장 주요한 요인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원격교육 등 비대면 수요 증가다.
D램이 계절적인 비수기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모바일 수요가 줄어들었으나, 서버 증설에 따른 수요가 이를 상쇄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 감소하는 데 그쳤고 평균 판매가격은 3%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도 서버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가 늘면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고, 평균 판매가격은 7%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꺾인 반도체 시황이 아직 다 회복하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하고 있어 불확실성은 커진다.
SK하이닉스의 경우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41% 감소, 1조원대가 깨졌다.
비대면 수요가 늘며 서버용 메모리는 중장기적으로 성장하더라도,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수요 변동성은 커지고 생산 활동이 저하되며 실적이 뒷걸음질 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전에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앞으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세계 반도체 출하량은 전년보다 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2018년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던 반도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체기에 있는 상황을 드러낸다.
이 같은 반도체 시황은 급성장하던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진입한 영향이 큰데,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모바일 수요가 감소가 가속화할 수 있다.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하면 이르면 2분기부터 비대면 수혜에 따른 상쇄 효과가 힘을 다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이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반도체 코리아의 실적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