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수색 마무리, 정밀 현장감식 돌입
29일 경기 이천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공사현장 화재사고 사망자가 최종 3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30일 오전 10시 20분 화재 현장에서 정밀 인명 수색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진화작업을 마친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물류창고 건물에 대해 밤새 수차례에 걸쳐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희생자 38명을 수습했다.
희생자는 지상 2층에서 18명으로 가장 많이 나왔고, 나머지 5개 층에서 각 4명이 수습됐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지문확인이 가능한 29명에 대한 신원이 확인됐고, 나머지 9명은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화재는 지난 29일 오후 1시 32분께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해 모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정밀 인명수색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현장 감식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이날 감식에서는 참사의 시작이 된 폭발을 일으킨 화원(火原)을 규명하는 작업이 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 등은 이번 화재가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4층짜리 건물 내부 곳곳에서 우레탄 작업이 이뤄져 발생한 유증기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화원을 만나 폭발하면서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졌다는 것이다.
우레탄은 단열성능 효과가 탁월하고 가공성이나 시공성, 접착성 등이 우수해 냉동창고의 단열재나 경량구조재, 완충재 등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번 화재 현장에서도 우레탄을 창고 벽면 등에 주입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그러나 우레탄은 주입하는 과정에서 성분이 서로 분해하면서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최고 200도까지 온도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으며 유증기를 발생한다.
현재까지는 용접·용단작업 중 발생한 불꽃이 이 유증기와 만나 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사현장에서 용접·용단작업 중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데다 이번 참사에서 처음 불이 시작된 지하 2층의 화물용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 과정에서 용접작업이 이뤄졌다는 일부 근로자 진술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작업 등 다른 요인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감식은 불이 시작된 지하 2층을 중심으로 유증기에 불을 붙인 원인 규명 위주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125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건축법 위반 사항 등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화재 이후 시공사 등의 관계자 6명과 목격자 11명 등 모두 28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특히 시공사 등의 핵심 관계자 15명에 대해서는 긴급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