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감소세로 돌아서 이달 1일 이후 처음으로 9천명대 이하로 떨어졌다.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확산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를 포함한 전국 81개 지역에서 8천926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누적 확진자는 29만67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이틀 전인 16일 9천200명으로 지난 1일(7천933명)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뒤 이틀 연속 9천명대를 유지하다가 이날 8천명대로 내려왔다.
수도 모스크바에서 3천23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누적 확진자가 14만6천62명으로 늘었다.
이밖에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에서 921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425명, 중부 니줴고로드주에서 279명 등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전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동안 91명이 추가되면서 2천722명으로 증가했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인 0.9%대에 머물렀다.
정부 대책본부는 지금까지 확진자 중 7만209명이 완치됐다면서 지난 하루 동안에만 2천836명이 퇴원했다고 전했다. 전체 확진자의 24% 정도가 완치된 것이다.
검진 검사는 하루 동안 20만 건을 기록해 전체 검사 건수는 710만 건으로 증가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지 보건당국이 대규모 검진 검사를 시행하면서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일 1만633명으로 1만명을 처음 넘었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한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 7일(1만1천231명)·10일(1만1천12명)·11일(1만1천656명) 사흘 동안 1만1천명대로 증가하며 정점을 보인 뒤 12일 다시 1만명 대로 내려와 이후 9천~1만명대를 오르내리다가 이날 9천명 이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현황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오후 현재 미국(152만8천931명)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집계됐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는 이날 정부의 코로나19 대처 방안 논의 화상회의에서 "아직 전국적 코로나19 상황이 간단치는 않다"면서도 "발병률 증가세를 중단시키는 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완치돼 퇴원하고 있다"면서 이는 주민 자가격리 조치 등 러시아에서 지난 2개월 동안 시행한 계획적 방역 조치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러 지표로 볼 때 전국 85개 연방주체(지자체) 가운데 27개 정도가 제한조치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준비가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 지자체를 거명하지는 않았다.
러시아의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청장 안나 포포바도 전날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거의 멈췄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감염증 증가세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됨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전체 근로자 유급 휴무 해제 등 코로나19 방역 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한 러시아 당국은 지역별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제한 조치를 해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감염자가 집중된 모스크바시와 모스크바주 등은 건설·제조업 분야 업체의 조업 재개를 허용했지만, 주민 자가격리와 쇼핑몰·카페·식당 폐쇄 등의 제한 조치는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상점 등 공공장소와 대중교통에서 마스크·장갑 착용도 의무화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 내 무슬림들에게 오는 24일 시작되는 이슬람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집에서 지키고, 집단 예배나 대규모 회합 등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이드 알피트르는 한 달간의 `라마단`(금식 성월)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권 최대 명절로 러시아에선 사흘간 이어진다.
한편 예브게니 디트리흐 러시아 교통부 장관은 외국의 코로나19 상황을 봐가며 오는 7월께 국제선 항공편 운항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3월 27일부터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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