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대출시간을 연장하고 나섰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시장이 조정 받거나 방향을 바꿀 경우 빚만 떠안는 투자자들이 속출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됩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받는 주식담보대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3월 이후 두달여만에 6,000억원 가량 급증했습니다.
국내증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면서 소위 '막차'라도 타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주식담보대출 자체는 레버리지를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투자방법 중 하나이며,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지면 증가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문제는 증권사에서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을 조장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최근 KB증권은 주식담보대출 이용시간을 기존 오후 4시30분에서 오후 11시로 연장했습니다.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통상 업무시간까지만 허용했던 대출과 상환가능 시간을 확대한 겁니다.
심야대출을 허용하는 증권사는 KB증권만이 아닙니다.
이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도 심야대출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심야대출 시장에 뛰어든 것은 증시 회복세에 편승해 개인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함입니다.
이 과정에서 연 6%대의 이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주식담보대출은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 이하로 계좌 내 평가액이 떨어지면 반대매매 되기 때문에 증권사의 입장에선 손실 우려도 적습니다.
<인터뷰>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대출을 이용해 주식투자나 금융투자상품으로 연결될 경우 투자 위험은 상대적으로 증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도 심야대출과 같은 빚을 이용해서 투자에 나설 때는 상당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주의깊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고객의 편의를 이유로 '빚투'를 권하는 증권사들.
주가 하락시 개인투자자의 손실은 물론, 증시의 추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의 주의와 함께 금융당국의 주의깊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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