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증권사들이 증시 급반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지요.
그런데 번 돈을 고스란히 소송전에 쓰게 생겼습니다.
한국경제TV가 준비한 상반기 증권업계 결산, 오늘은 두번째 시간으로 어떤 증권사가 고객과 기업으로부터 가장 많은 소송을 당했는지,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올해 상반기 주요 증권사들이 피고로 연루된 소송 건수는 145건, 소송 금액은 4조1,735억원에 달하며 3년 래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소송 건수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39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대우(28건), NH투자증권(17건), 유안타증권(14건), 신한금융투자(12건) 등이 뒤를 이었고,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에도 10건의 소송이 걸렸습니다.
소송을 당한 금액이 가장 큰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로, 소송 진행 중인 금액만 1조8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어 유안타증권(1조7,046억원), NH투자증권(2,379억원), 한화투자증권(1,304억원), 한국투자증권(827억원), 메리츠증권(240억원) 등으로 피소 금액이 높았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대비 소송 건수가 4건, 금액은 무려 4,800% 급증하면서 주요 증권사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소송가액이 377억원 수준으로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았지만, 중국 안방보험이 약 7조원 규모의 미국 호텔 매매계약을 이행하라며 제기한 소송 탓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소송에서 패할 경우 상반기 미래에셋대우가 벌어들인 돈의 6배 가까이를 토해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NH투자증권도 소송가액이 순이익을 넘어섰는데(104.9%),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기 펀드 판매 관련 소송가액이 아직 반영되지 않거나 소송이 준비 중인 상황에서 피소 금액은 더욱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밖에 KB증권(78.9%), 한국투자증권(48.7%), 대신증권(22.9%), 신한금융투자(17.1%) 등으로 순이익 대비 피소 금액 비중이 높았습니다.
KB증권은 호주 임대사업 관련 사모펀드인 'JB 호주 NDIS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부당 권유 등으로 피소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94% 소송가액이 급증한 영향입니다.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역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관련 피고로서 계류된 소송가액이 반영됐습니다.
특히 신한금융투자는 라임펀드 최다 판매 증권사이자 라임운용과 공모 관계로 얽혀 있는 만큼, 금융감독원이 라임펀드 판매사에 대해 '전액 배상'을 결정함에 따라 타 판매사들로부터 구상권 청구 등의 소송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요 증권사 중 유일하게 63억7천만원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 2018년 발생한 1,600억원 대 중국 기업어음 부도 사건에 연루되며 피소 금액이 네 번째로 많았습니다.
이처럼 소송 건수나 피소 금액이 증가할 경우 향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소송 패소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고, 증권사 관련 소송 특성상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얼마든지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동학 개미의 힘으로 사상 최대 이익 잔치를 벌인 증권사들이 늘어만 가는 소송에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