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매미 닮은꼴…태풍 '마이삭' 역대급 위력

입력 2020-09-01 14:21   수정 2020-09-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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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에 점차 다가오고 있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제8호 태풍 `바비`급 위력으로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줬던 2009년 `나리`, 2003년 `매미`와 유사한 경로를 거쳐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은 1일 오전 9시 현재 중심기압 93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9m인 강도 `매우 강`인 반경 380㎞의 중형태풍으로 서귀포 남쪽 약 330㎞ 해상에서 북북서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 마이삭이 2일 오후 8시께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7m인 강도 `매우 강` 상태로 제주에 최근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제주를 최근접하고 나서 강도 `강`으로 세력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초속 47m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169㎞다. 태풍의 중심부에 서 있으면 시속 169㎞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얼굴을 창문 밖으로 내밀 때와 같은 세기의 바람을 맞는 것과 같다.
또한 바람의 세기가 40m 이상이면 사람이나 바위가 날아갈 수 있고 달리는 차까지 뒤집어놓을 수 있는 강도다.
특히 마이삭은 중심기압으로 보면 바비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서해상을 지나 내륙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던 바비와 달리 제주 동쪽을 근접해 부산 인근을 지나며 강풍 반경 내에 여러 지역이 들어갈 전망이다.
또 비보다는 바람의 영향이 컸던 바비와 달리 마이삭은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모두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3일까지 제주에 100∼300㎜, 산지 등 많은 곳에 4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바비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태풍 `마이삭`의 위력은 과거 진로가 유사했던 태풍 사례로도 추정해볼 수 있다.
기상청은 태풍 마이삭이 2일 밤 시간대 제주도 동쪽 해상을 거쳐 3일 새벽 경상도 해안 부근을 지나 동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 마이삭과 경로가 흡사한 태풍으로는 2007년 `나리`와 2003년 `매미`가 꼽힌다.
오전∼오후 시간대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던 나리와 매미는 우리나라를 관통하며 역대 가장 큰 피해를 남겼다.
태풍 나리는 제주에 최근접했을 당시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0m인 강도 `중`인 반경 180㎞의 소형급 태풍이었다.
하지만 당시 나리는 제주를 관통하면서 불과 2∼3시간 사이에 시간당 100㎜ 안팎의 `물폭탄`을 쏟아부었다.
제주도 동쪽 해안을 따라 북상한 태풍은 제주를 관통할 무렵 북풍 계열의 강풍을 몰아치면서 한라산 관음사 543㎜, 제주시 420㎜ 등 한라산 북부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를 쏟아부었고, 대부분의 기상관측 포인트에서 기상관측 이래 1일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2003년 태풍 `매미`의 경우 중심기압 954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1m의 강도 `강`의 세력을 유지하며 제주에 상륙했다.
매미가 내습했을 당시 제주에서 순간 최대풍속 초속 60m가 관측됐다. 시속으로 계산하면 216㎞에 달하는 엄청난 강풍이다.
태풍 매미가 강한 바람으로 제주를 휩쓸면서 2명이 숨지고, 역대 4위에 달하는 481억5천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마이삭 역시 나비, 매미와 맞먹는 강한 비바람이 예보되면서 역대급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또 태풍이 제주에 가장 가까이 오는 시각 만조까지 겹쳐 폭풍해일이나 월파에 의한 해안가나 해안 저지대 침수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마이삭의 영향으로 제주에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겠다"며 "또 오후 9시∼11시 사이 만조시각과 겹치면서 침수 피해도 우려되니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9호 태풍 마이삭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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