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BC의 간판 앵커가 생방송 도중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미친 낸시`(Crazy Nancy)라고 불러 논란에 휩싸였다.
짐 크레이머는 15일(현지시간) 오전 펠로시 의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책을 주제로 인터뷰를 하던 중 "어떤 협상이 가능한가요? 미친 낸시"라고 말했다고 폭스 뉴스가 보도했다.
크레이머는 곧바로 자신이 그런 말을 사용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이라고 상황 수습에 나섰다.
크레이머는 "나는 공직에 경의를 표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라며 "그런 말을 사용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펠로시 의장과 사사건건 갈등을 빚어온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펠로시 의장을 조롱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사용했던 점을 언급한 것이다.
크레이머가 또 "공직자를 존경하기 때문에 그러한 졸렬한 모방조차 하면 안 되는데…"라고 거듭 해명하려 하자 펠로시 의장은 "이미 말하지 않았느냐"고 쏘아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나도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사람을 미쳤다고 말하는 것은 그 자신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크레이머는 자신의 트위터에 해명 글을 잇따라 올리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평생을 공직에 바친 펠로시 의장을 미친 낸시라고 하다니 나 자신이 역겹다"면서도 "그러나 그 말이 왜 나왔는지 들어보지도 않고 사람들이 비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평소 낸시 하원의장을 `미친 펠로시`라고 모욕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에 "짐, 당신은 실수하지 않았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레이머의 사과 영상을 리트윗하면서 이렇게 말한 뒤 "그건 사실이다. 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말했던 것"이라고 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은 지난 5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민주당이 다수석인 하원에서 3조4천억달러(약 4천조원)에 달하는 추가경정 예산안을 통과시켰지만, 추경안이 공화당의 반대로 상원을 통과하지 못하자 상황 설명을 위해 방송에 출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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