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앞두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첫 TV토론이 막말과 끼어들기로 얼룩지자 현지 주요 언론의 혹평이 이어졌다.
이번 TV토론에서 두 후보는 서로의 말을 끊으면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서로 뒤엉켜 발언을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순간이 자주 목격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발언하는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자꾸 끼어들자 "입 좀 다무시지. 대통령답지 않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질서를 지켜달라는 진행자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을 탓하며 항의했다가 "당신이 더 자주 끼어든다"는 경고를 받았다.
또 바이든 후보는 탈세 문제를 거론하면서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썼고, 헬스케어 문제를 거론하면서 트럼프를 겨냥해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광대`(clown), `인종차별주의자`, `푸틴의 꼭두각시`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만만찮은 막말과 인신공격으로 맞섰다.
그는 바이든 후보를 `슬리피 조`(졸린 조)라고 조롱했고, "반에서 성적이 가장 나빴다"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CNN 방송의 간판 앵커인 울프 블리처는 "지금까지 본 대선 토론 중 가장 질서가 없었다"며 "이번이 마지막 토론이 된다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 평했다.
CNN 앵커 겸 기자인 제이크 태퍼는 "엉망이다. 쓰레기통에 불이 나고 난파된 기차 안에 있는 것만 같다"고 혹평했다.
레스터 홀트 NBC 방송 앵커는 토론이 끝나자 "우리가 뭘 보고 있었던 건지 표현하기가 어렵다.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일부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온라인 기사에 "트럼프, 대선 토론을 불같은 언쟁으로 전락시켰다", "트럼프의 조롱과 기만이 혼란을 부추겼다" 등 제목을 달았다.
정치학자 조너선 번스타인은 블룸버그 통신에 실은 `트럼프는 나라와 자신을 부끄럽게 했다` 제하 칼럼에서 "다른 나라로 송출되지 않길 바라게끔 만든 대선 토론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토론이 진행된 90분 내내 트럼프는 대통령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TV토론은 내달 15일, 22일로 두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다음 토론은 방청객과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된다.
미 대선 TV토론 (사진=AFP/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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