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 과정에서 싱가포르 환자의 혈장을 활용한 항체치료제를 투약받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SCMP는 전날 출간된 `아시아 과학 매거진` 보도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에 투약된 두 개의 항체치료제 중 하나는 싱가포르 환자 세 명의 혈액 샘플을 활용한 REGN-COV2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하기 전인 지난 2일 "많은 양"의 REGN-COV2를 투약받았다고 아시아 과학 매거진은 전했다.
미국 제약회사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REGN-COV2는 항체치료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 속으로 침투하는 데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항하는 두 개의 항체를 결합했다. 인체에 적응된 실험쥐와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항체를 결합해 만들어낸 단일 클론 항체치료제다.
리제네론은 미국 코로나19 환자 275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증상 완화와 바이러스 개체수 감소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4명의 환자에게서 부작용을 확인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시험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REGN-COV2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지 못했다.
리제네론은 트럼프 대통령 주치의의 요청으로 해당 치료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과학 매거진은 "싱가포르 국립 감염병 센터의 동의 하에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혈장이 제공됐다"고 전했다.
코로나19에서 회복한 환자의 혈장은 지난 6월부터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치료와 예방에 사용돼 왔다.
하지만 혈장의 충분한 수급이 어려운 까닭에 이를 이용한 치료는 대규모로 이뤄지기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이 REGN-COV2를 투약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아직 임상시험이 끝나지도 않은 약을 투약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버드대 공중보건 전문가 제레미 파우스트는 AFP통신에 대통령 의료진이 임상시험 과정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알고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고집에 넘어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리제네론의 레너드 쉴라이퍼 최고경영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골프클럽 회원이다.
트럼프 코로나19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