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삼성을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건희 회장.
이건희 회장이 이끌었던 지난 27년간 삼성은 어떻게 변화하고 혁신해 왔는지 신동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인터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1993년, 신경영선언)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다 바꿔라"
1993년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입니다.
그룹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에 경영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혁신을 주문한 겁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64메가바이트 D램 개발에 성공하며 반도체 강자로 우뚝 선 상황이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한 겁니다.
재계에선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선언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삼성이 존재하게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실제 이때부터 세계 시장에서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오늘날 반도체 사업에서만 연간 50조 원(2019년 메모리 사업 기준)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사업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휴대전화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1995년 구미사업장에 불량 휴대전화 15만 대를 모아 불에 태우는 충격적인 `화형식`을 진행한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고집스러운 품질 개선 노력은 결실을 거둬 삼성의 `애니콜`이 모토로라를 제치고 51%의 점유율로 국내 정상을 차지했고,
20여년이 지난 지금 삼성의 ‘갤럭시’는 세계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뚝심은 실적과 주가로도 나타났습니다.
1987년 10조 원이 채 안되던 삼성그룹의 매출은 지난 2018년 기준으로 386조 원을 넘겼고, 시가총액도 1조 원에서 400배 가까이 커졌습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도 꾸준히 성장하며 세계 5위에 올랐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또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겨 이를 경영의 한 축으로 삼도록 했고,
IOC 위원으로 활동하면서는 스포츠를 국제교류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촉매제로 인식하며 세계 스포츠 발전에 힘을 보탰습니다.
1987년 취임 당시 IT 강국의 초석을 다지고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서겠다던 그의 약속은 100년 기업 삼성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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