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팜테코·SK실트론 등 비상장 자회사 출격 대기
물류 투자로 대박…'한국초저온' 2대 주주 '주목'
ESG 시대 수혜 전망…"내년 ESG 모멘텀 본격화"
오늘은 우리 시장에서 제대로 대접을 못받고 있는 지주회사 얘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최근 SK그룹의 지주회사 SK(주)가 자회사 상장에 이어 여러 투자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다른 지주회사와는 달리 `투자형 지주회사`를 표방하고 있는 SK(주)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보도본부 산업부 김민수 기자가 나왔습니다. 김 기자, 먼저 SK는 다른 지주회사와 어떤 점이 다른 건가요?
<기자>
SK그룹의 지주회사 SK(주)는 인력의 구성만 봐도 사실상 투자회사라고 불러도 무방합니다. 직원 중 2/3가 글로벌IB나 컨설팅펌 출신의 투자 전문가와 변호사, 회계사로 채워져 있습니다.
사업 자회사들을 단순히 관리하는 지주회사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고 이를 키우는데 초점을 맞춘 겁니다.
이들이 매년 투자하는 금액이 조 단위에 이릅니다. 이를 통해 SK(주)의 강점인 명확한 원칙과 철학이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는 3개 부문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먼저 성장 잠재력이 있는 분야에 선제적인 투자 분야, 다음은 명확한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분야, 마지막으로 SK이노베이션이나 SK텔레콤 같은 그룹의 코어 사업으로 구분됩니다.
주요 수익 창출원인 SK이노베이션이나 SK텔테콤 같은 자회사들이 번 돈이 새로운 사업의 씨드머니가 되는 선순환 구조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7월 화제 속에 상장한 SK바이오팜 역시 이런 구조에서 나온 겁니다.
<앵커>
SK(주)는 상장한 SK바이오팜 말고도 알짜 비상장사가 상당히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먼저 다른 지주회사들과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보유한 비상장사 지분가치가 전체 지주사 순자산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한 건데, SK(주)가 60%에 육박할 정도로 다른 지주회사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지난 2016년 이후 공격적으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결실을 맺을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 신호탄이 SK바이오팜이었구요.
차기 주자로 또 다른 바이오 자회사 SK팜테코가 상장을 타진 중입니다.
SK팜테코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최초 해외 생산기지를 통째로 인수하는 등 글로벌 운영 체제를 갖추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 글로벌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시장을 주도하는 SK실트론 역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용 웨이퍼 사업까지 시작하면서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벌써부터 SK실트론의 몸값이 4조원 넘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SK(주)는 최근에는 물류 투자에서도 대박을 내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죠? 어떤 투자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SK(주)는 글로벌 벤처캐피털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성공적인 투자역량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SK(주) 최근 아마존, 알리바바를 고객사로 보유한 ESR이라는 물류기업에 투자해 대박을 냈는데요.
이미 보유 지분 11% 중 4.6%를 매각해 원금은 회수했습니다. 남은 지분가치까지 계산하면 4900억원을 투자해 3년 만에 2.5배 수익을 낸 겁니다.
8월에는 중국 선두권 데이터센터 업체인 친데이터 그룹에 3억 달러 투자했는데, 최근 친데이터 그룹이 미국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구요.
SK(주)는 2018년과 올해에 걸쳐 중국 동박 제조업체 왓슨 지분을 30%를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이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데 2년 전 미리 선점한 겁니다.
얼마 전에는 코로나 백신을 유통할 수 있는 초저온냉동 물류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SK(주)가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현재 국내에서는 코로나 백신을 유통할 수 있는 곳으로 `한국초저온`이라는 회사가 유일한 데, SK㈜가 이 회사 지분 20%를 보유한 2대 주주입니다.
<앵커>
다른 지주회사와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분은 상당한데, 시장에서는 그만한 대접을 받는 것 같지는 않군요.
<기자>
국내 증시에서 지주사에 대한 할인율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시가총액 대비 순자산가치 할인율을 따져 봤을때, 3~4년 전 30% 수준이던 것이 현재는 60%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에 시장의 관심이 모멘텀이나 성장주로 쏠리면서 반등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주사에 대한 투자는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를 놓고 `더블카운팅` 이슈로 인한 디스카운트 요소도 있습니다. 지주사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운 것도 한 몫을 하겠죠.
하지만 SK(주)는 단순한 지주회사가 아니라 투자지주회사라는 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비상장사의 가치가 지주회사 전체의 60%나 된다는 점은 시장에서 달리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주회사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알짜 비상장사는 물론 투자대박을 터트린 해외 투자사들의 가치도 반영이 안되고 있구요.
그렇지만 시장의 관심이 가치주로 돌아선다면 SK(주)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을 기대해 볼 만 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SK(주)의 주가가 20만원 수준인데, 증권사 컨센서스는 30만원을 약간 넘고 있습니다.
<앵커>
SK(주) 내년을 기대해봐도 좋다고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ESG 투자가 금융권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ESG 투자는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성과를 고려해 투자를 결정하는 건데요.
전 세계적으로 ESG 펀드 총자산은 1조258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408조원에 달하는데, 바이든 시대를 맞아 그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ESG 펀드는 3분기에만 50% 넘게 성장했고, 국민연금은 2년 안에 ESG를 반영한 자산을 전체 자산의 50%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제 글로벌 투자에 핵심지표로 떠오르고 있는 건데요.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내에서 ESG 경영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입니다.
국내 최초로 8개 계열사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하기도 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상의 공감과 감수성을 갖추는 것은 필수`라는 점을 수 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은 최태원 회장의 주문에 따라 SK그룹 전 계열사들이 ESG 경영에 걸맞는 눈에 보이는 지표들을 시장에 보여주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SK(주)는 물론 계열사들에 대한 글로벌 펀드나 연기금의 관심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500% 이상 주가가 오른 테슬라의 경우를 한번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전시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도 그 이유겠지만 그 배경에 계속 규모를 키우고 있는 ESG 펀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ESG펀드 규모가 늘면서 이 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인 ESG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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