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상장하려면 거래소에 등록해야 합니다. 상장 기업은 처음에 심사 수수료를, 이후에는 연부과금(회비)을 거래소에 납입해야 합니다. 대신 거래소는 투명한 시장 질서를 유지하고자 감시,관리,고지 등을 수행합니다. 이런 결과로 풍문·조회 공시가 있습니다. 거래소는 언론 보도나 풍문 등이 주가가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하면, 당사자인 상장사에 진위 여부를 묻습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반나절 이내에 입장을 표명해야 합니다.
◇한국거래소 [한진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 보도에 조회 요구 없어]
=12일 오후부터 대형 이슈가 터졌습니다.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는 보도였습니다. 급기야 산업은행은 해당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당일 조선비즈는 오후 9시 2분에 해당 내용을 담은 기사를 출고 했습니다. 다음 날인 13일 한국경제·매일경제 등 양대 경제신문이 1면에 해당 사안을 보도했습니다.
=시장은 즉각 반응을 보여, 13일 아시아나항공은 갭 상승으로 시작했습니다.
=해당 사안은 한진그룹의 경영권과 맞물리면서 파급력이 증폭했습니다. 양사의 통합에 온 언론이 폭풍 속으로 빠졌지만, 거래소는 찻잔 속 태풍으로 치부했습니다. 거래소가 마땅히 한진칼, 대한항공, 아시아나에 해당 사안에 대해 조회를 했어야 했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스스로 공시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오후 5시54분에, 한진칼은 오후 6시에 공시했습니다. 구체적 결정 사항은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관련 공시가 없었습니다.
=거래소의 이런 태도는 스스로 규정을 어기는 것입니다. 상장공시 해설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조회 공시 제도를 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어떤 조치도 없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언론 보도를 보고, 해당 언론사에 진위 여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를 위해 거래소가 존재합니다. 거래소의 13일 행태는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거래소의 태만한 업무는 한스바이오메드에서도 드러납니다. 이날 오후 2시 19분에 뉴스핌은 "식약처가 한스바이오메드의 벨라젤 제품을 판매 중지시켰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이후 10분 이내에 한스바이오메드 주가는 추락했고, 결국 하한가로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거래소는 이날 오후 6시가 되도록, 심지어 거래가 재개한 16일 오전 10시까지도 어떤 조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한스바이오메드의 임원들의 거래 내역에 대한 공시만 올라왔습니다.
=거래소의 이런 모습은 한국 주식 시장이 디스카운트 되는 요인입니다. 규정에 맞게 운영해서 투자자를 보호하고, 악덕 상장사에 대한 적절한 징계가 건전한 주식 시장을 일구는 밑거름이라는 지적입니다.
(자료제공: 타키온 뉴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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