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 모터스(GM) 본사가 자발적 리콜을 선언한 한국GM(쉐보레) 볼트EV가 국내에서도 조만간 리콜될 예정이다.
이번 리콜 대상은 한국 오창에서 생산된 LG화학의 고압 배터리를 장착한 2017~2019년형 볼트EV이며, 글로벌 6만 8,600여 대, 국내 약 9,500대 수준이다.
미국 GM 본사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쉐보레 볼트EV 화재 5건과 관련한 조사를 벌여오자, 지난 14일 선제적인 리콜을 시작했다.
GM 본사는 "배터리 충전이 100% 가량 높아졌을 때 화재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라며 "차량 배터리 충전을 전체 충전 용량의 90%로 제한하는 소프트웨어를 리콜 차량에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충전 옵션을 통해 이러한 설정을 변경하면 차량의 충전 한도가 일시적으로 90 퍼센트로 제한되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전까지 차고 내에 차량을 주차하지 말아달라"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다만 국내 볼트EV의 리콜은 수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한국GM 관계자에 따르면 GM 본사의 소프트웨어는 오는 18일 배포된 뒤 국토부와의 일정 조율과 국문화 작업 등을 거친다.
한국GM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면서도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인 만큼 빠른 리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트EV의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측은 "현재 밝혀진 것은 5건 모두 배터리가 완충에 가까워졌을 때 뒷좌석에서부터 화재가 시작됐다는 사실뿐"이라며 "배터리 팩 관련 조사와 관련해 LG화학 측과 면밀히 협업 중"이라고 밝혔다.
LG화학 측도 "GM과 배터리 팩 화재 조사와 관련한 협의를 벌여왔다"면서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앞서 LG화학 배터리를 사용한 현대자동차의 코나EV 7만 7천 대도 국내외에서 자발적 리콜이 들어간 바 있다.
이 밖에도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BMW와 포드의 전기차들도 모두 합쳐 약 5만 대가 화재 위험을 이유로 리콜을 실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화재가 완성차 제조사와 배터리 제조사 간에 책임 문제로 비화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전기차 전문가는 "전기차 화재는 부품 속성상 책임 여부가 불분명할 수 있다"면서 "`불나는 자동차`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선 빠른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전기차 리콜이 아직까지 배터리 완충을 막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임시방편`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짚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화재 원인 검증 등 안전과 관련한 적극적인 대처로 전기차 관련 소비자 불안을 덜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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