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옵션이 7천5백만원!?…'조선의 마칸' GV70 타보니 [배성재의 Fact-tory]

입력 2020-12-18 17:24   수정 2021-02-25 15:06

    가솔린 3.5 터보 AWD 모델 시승기
    GV80보다 개선된 자율주행 기술
    지문으로 시동 On/Off도 자유자재
    옵션만 2,500만원·풍절음은 '단점'
    《Fact-tory는 산업(Factory) 속 사실(Fact)과 이야기(Story)들을 다룹니다. 곱씹는 재미가 있는 취재 후기를 텍스트로 전달드리겠습니다.》


    지난 1월 첫 SUV인 GV80를 출시했던 제네시스가 12월엔 GV70를 출시하며 올 한 해를 꽉꽉 채우고 있습니다. GV70는 GV80보다 세그먼트가 한 단계 낮습니다. 크기도 포르쉐의 고급 SUV인 마칸과 비슷한 탓에 `조선의 마칸`이라는 별명도 붙었지요.

    과연 외관 말고도 실제 주행 능력이나 구체적인 디자인들도 마칸과 비교할만할까요? GV70 가솔린 3.5 터보 AWD 모델을 타고 하남부터 가평까지 왕복 약 100km를 2시간가량 주행해봤습니다. 실제로 GV80 시승기에서 전해드렸던 부족함들이 나아진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GV80 시승기 보기 (2020년 1월 17일자)
    : 벤츠GLE 대신 사도 될까?…시승 예약 ‘별따기’ GV80 후기 [TMI특공대]

    ● [내·외관] 잘생긴 얼굴과 날렵한 몸체, 수입차 못지않은 실내
    먼저 GV70의 외관이 화려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GV70는 출시 전부터 외신들이 좋은 평가들을 내놓은 바도 있는데요. 전면부 `얼굴`에는 제네시스의 시그니처가 된 오각형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 램프가 적용됐습니다. 벤틀리가 겹쳐 보이는 이 디자인 덕분에 제네시스의 모든 라인업은 `고급스러움`을 기본 탑재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대신 GV70의 외관은 뒤쪽으로 갈수록 날렵해졌습니다. 언뜻 보면 세단처럼 보일 정도로 C필러를 많이 눕히고, 루프 끝에 꼬리 디자인을 더해 화려함을 완성했습니다.

    크기는 현대차의 싼타페보다는 작고, 제네시스가 경쟁작으로 삼은 메르세데스-벤츠 GLC나 BMW X3, 렉서스 NX보다는 조금 컸습니다. 차박을 하기엔 2열을 눕혀도 실내 공간이 다소 짧아보였습니다.

    실내 디자인은 크기만 작을 뿐이지 GV80와 거의 유사했습니다. 센터 콘솔의 독특한 다이얼 변속기, 필기 인식기부터 대시보드와 수평 하게 설치된 14.5인치 디스플레이, 투 스포크 운전대 너머로 보이는 12.3인치 3D 클러스터까지 똑같았는데요. 대신 크기가 작아진 만큼 운전석과 조수석, 2열 할 것 없이 레그룸은 다소 좁아졌습니다. 고급 퀼팅 가죽과 스웨이드 내장재는 수입차 부럽지 않을 만큼 좋았지만, 풀옵션 차량이었기에 낮은 사양의 옵션은 어떤 모습 일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GV70 후면부
    GV70 1열 운전석과 보조석
    GV70 2열 레그룸
    운전석에서 찍은 GV70의 계기판과 대시보드, 센터 콘솔
    ● [기능] 확실히 개선된 자율주행 기술…지문으로 시동 On/Off
    GV80 시승 당시, 제네시스 측에서 소개를 받고도 사용하지 못한 기능이 있었습니다. 바로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이었는데요. 당시 회사 측은 "방향지시등을 절반 정도 내리면 스스로 움직인다"라는 애매한(?) 소개를 해줬고, 역시나 주행 중 자동 차선 변경은 잘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아직 쓸 수 없는 기술`을 구색을 갖추기 위해 끼워놓은 듯한 인상이 강했는데요. 이번 GV70의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좀 달랐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주행보조 기능을 켜고 방향지시등을 내리자 3초 정도 뒤 천천히 차선을 자동으로 바꿨습니다. 나아가 옆 차선의 차가 빠르게 접근하거나, 약 20m 정도 안쪽에서 주행 중이거나, 차선이 점선이 아닌 실선일 경우 경고등이 뜨며 차선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물론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처럼 빠르게 차선을 바꾸는 수준에 비견할 순 없었지만,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도 상당 수준에 올라섰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지문 인식 기능도 새로이 탑재됐는데요. 시동 버튼 아래 위치한 지문 인식기에 지문을 등록하면, 키가 없어도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었습니다. 지문 인증으로 운전자 별 프로필 설정도 가능해 시트 모양 등도 자동으로 바뀌었습니다.

    GV80보다 운전자의 시인성이 나아진 부분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내비게이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개선되었기 때문입니다. 새로 바뀐 12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다양한 색깔과 함께 주행 경고 문구도 뜰 수 있게 되었습니다. GV80에 처음으로 들어갔던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에서도 개선된 점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기존엔 내비게이션에 맞는 회전, 주행, 주의 표시를 띄우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시시각각 바뀌는 주변 상황에 적절한 표시를 띄울 줄 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GV70에 탑재된 지문 인식 기능. 시동 버튼 아래 위치한 지문 인식기에 지문을 등록하면 키가 없어도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다.
    ● [주행감] 생각보다 묵직한 페달…고속에서 성가신 풍절음
    제네시스 측의 소개나 제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주행감과 풍절음이 그랬습니다.

    앞서 소개했듯 시승차는 가솔린 3.5 V6(6기통) 엔진에 4륜 구동,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차량이었습니다. 제네시스 측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초 내에 도달할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일까요. 제 기대만큼 가속 페달이 가볍지는 않았습니다. 속도가 붙은 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속도가 더해지기보단 그 속도가 유지되는 주행감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가솔린 3.5 모델의 공식 최고출력은 380마력, 최대토크는 54.0kg·m입니다. 다만 시속 130㎞가 넘어가자 자동으로 시트를 조여 운전자의 상체를 잡아주는 기능은 유용하게 느껴졌습니다.

    풍절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제네시스 측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GV70에는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를 적용하고 도어 실링을 3중으로 보완해 풍절음을 줄였습니다. 하지만 고속으로 달리기 시작한 뒤로 계속해서 풍절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실내 공조를 외기에서 내기로 바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속 90km 아래로 내려오자 파공음은 사라졌습니다.

    주행을 마친 후 최종 연비는 8.9km/L를 기록했습니다. GV70 가솔린 3.5 모델의 복합연비는 8.3km/L(AWD·21인치 타이어 기준) 입니다.
    GV70 트렁크 공간
    ● [가격] 차 값 4,800만원, 옵션 2,500만원…GV80 흥행 이을까
    GV70는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습니다. 제네시스 측은 차 공개와 가격 공개를 따로 구분했을 만큼 홍보에 공을 들이기도 했는데요. GV80보다, 특히 경쟁 차종으로 삼은 메르세데스-벤츠 GLC나 BMW X3보다 낮은 가격대가 예상되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LC의 시작가는 6,840만 원, BMW X3 시작가는 6410만 원입니다.

    제네시스 홈페이지에 공개된 GV70 가격의 시작가는 4,880만 원입니다. 가솔린 2.5 모델의 `깡통` 모델이죠. `괜찮다`싶다가도 현대·기아차 특유의 옵션 구성에 따른 가격 변동폭을 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시승차에 탑재된 가솔린 3.5 엔진을 선택하기 위해선 950만 원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풀 옵션을 장착한 가격대는 7,568만 원까지 올라갑니다. 옵션으로만 2,500만 원가량이 추가로 오르내리는 셈입니다. 그나마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 주는 주행보조 기능이 모든 모델에 기본 적용한 점은 경쟁력으로 짚입니다.

    SUV가 대세인 요즘, GV80보다 크기는 작고 가격도 낮은 GV70도 소비자들의 상당한 관심을 받을 전망입니다. 앞서 GV80의 경우 출시 첫날만 1만 5천 대가 계약되며 흥행한 바 있죠. GV70 가격이 공개된 16일에는 제네시스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등 어느 정도 흥행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도 GV70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측이 밝힌 GV70의 내년도 판매 목표는 4만 4천 대. 올해 GV80 판매 목표치였던 2만 4천 대의 2배 수준입니다. 과연 GV80보다 똑똑하게 출시된 GV70가 제네시스 판매량 확대에 일조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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