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미사일 등의 무기 수출 계약 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우디와 UAE로의 미사일 및 공습용 폭탄 수출 허가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디 마이오 장관은 이를 "평화를 위한 메시지"라고 언급하면서 "우리에게 인권에 대한 존중은 무너뜨릴 수 없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예멘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두 국가가 예멘 내전에 관여하는 데 대한 대응 조처로 해석된다.
앞서 이탈리아는 2019년 8월 두 나라에 대한 미사일 등의 수출을 18개월 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조처가 이를 연장하는 것인지, 영구적인 수출 금지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탈리아는 2016년 사우디와 2만기 규모의 미사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조처에 따라 묶이는 수출 물량은 1만2천700기 정도로 추산된다.
앞서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도 지난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때 사우디 및 UAE와 체결한 무기 수출 계약 이행을 중단시켰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예멘에선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세력을 키운 후티 반군이 2015년 수도 사나를 점령하면서 내전에 돌입했다.
여기에 후티에 쫓겨난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의 사우디 망명을 계기로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가 개입하면서 예멘 내전은 사실상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유엔은 예멘 인구의 3분의 2가 넘는 2천400만 명 이상이 원조가 필요하다며 예멘 내전을 금세기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로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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