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삼성에 GPU·APU 위탁 가능성 고조
세계 5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중 한 곳인 AMD가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AMD는 삼성전자에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가속처리장치(APU) 위탁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MD는 그간 중앙처리장치(CPU)와 GPU, APU 위탁 생산을 주로 TSMC에 맡겨 왔다.
현재는 젠4 아키텍처(반도체 기본 설계) 기반 CPU와 RDNA3 아키텍처 기반 GPU 생산을 TSMC 5㎚ 공정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TSMC는 그러나 최대 고객인 애플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상태로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애플 아이폰12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5㎚ 공정으로 생산했으며, 아이폰13과 아이폰14 AP 물량까지 수주했다.
TSMC 5㎚ 공정을 애플이 사실상 독점한 것이다.
TSMC의 3㎚ 생산 라인 역시 애플이 주로 차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인포메이션 네트워크는 애플이 TSMC 매출 중 21~23%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5㎚ 공정에서는 애플 비중이 50~80%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AMD가 삼성전자에 5㎚ 공정을 통한 GPU와 APU 위탁 생산을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7nm 이하 공정의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밖에 없어 TSMC를 제외하면 삼성전자 밖에는 물량을 맡길 곳이 없다.
AMD가 삼성전자의 3㎚ 공정을 통해 GPU와 APU 생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AMD는 삼성전자의 3㎚ 공정을 활용한 최초의 회사가 된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100을 발표하면서 차세대 칩세트부터는 AMD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위탁 생산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AMD가 삼성전자에 GPU·APU 생산을 맡겨도 당장 양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AMD의 GPU와 APU를 생산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양사가 함께 설계와 개발에 나서야 한다.
업계에서는 설계 및 개발 기간이 최소 2년이 걸리고, 일러야 오는 2022~2023년부터 삼성전자가 AMD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SMC의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면서 삼성전자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며 "삼성전자가 마침 파운드리 확장에 나서고 있어 고객 확보에도 유리한 위치"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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