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깃발 아래 뭉친 삼성 8개 노조…"공동교섭 하자"

삼성그룹 8개 계열사 노조가 한국노총의 깃발 아래 뭉쳤다. 이들은 앞으로 `삼성금속연대`라는 이름으로 삼성그룹과 공동교섭에 나선다.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소속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삼성금속연대)는 오늘(8일) 오후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 임금 인상 및 제도개선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삼성웰스토리노조,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 삼성화재노조, 삼성SDI울산노조, 삼성생명직원노조, 삼성에스원참여노조 등 8개의 삼성그룹노조들이 참석했다.

● 금속노련 중심 공동교섭 요구…5개 요구안 내놔

삼성금속연대는 삼성그룹 계열사 노조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대를 결성하고, 금속노련을 중심으로 공동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공동요구안에는 올해 임금 6.8% 인상, 인사·평가제도 개선, 성과급 제도 개선, 통상임금 정상화, 정년 만60세 보장 및 임금피크제 폐지 등 5개 요구가 담겼다.

또 각 사별 사정에 따라 공동요구안 외에 개별 요구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금속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최종적으로 도달한 결론은 개별적·산별적으로 삼성이라는 거대 자본을 상대할 수 없다"며 "서로의 차이를 허물고 공동요구안을 중심으로 거대 자본 삼성과 맞서려 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여전히 노동조합을 배제하고 노사협의회와 임금·노동조건을 협상하거나 취업규칙조자 제대로 담지 못하는 내용을 단체교섭에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창완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위원장은 삼성그룹 성과급 산정 방식의 전면 공개를 요구하면서, 성과급 산정의 세부적인 기준과 계산식을 극비에 부치는 이유를 밝힐 것을 따져 묻기도 했다.

● 공동교섭 가능할까…조합원 수 적어 협상력 떨어져

삼성 계열사 노조들이 뭉쳐 그룹 측에 공동교섭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그룹이 삼성금속연대의 요구대로 공동교섭에 응할 지는 미지수다.

각 사별로 올해 실적은 물론 현안 차이가 극명한데다, 기준이 될 현재 처우 역시 달라 사실상 협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8개 계열사 노조의 조합원 수가 많지 않아 실질적인 교섭력에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선언 이후, 본격화하고 있는 거센 노조의 요구에 삼성이 어떻게 대응하는 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삼성금속연대 측은 "공동교섭에 대한 삼성그룹 차원의 공식 입장이 없을 경우, 각 사별로 임금교섭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한다"며 "공동교섭을 통해 달라진 삼성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밝혔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삼성이 공동교섭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