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비전펀드가 황금알 낳기 시작"
미국 음식배달 앱 '도어대시' 수익↑
오는 4월 손정의 회장직에서 물러나
<앵커>
다음 키워드는 `황금알 제조업체`라고 돼 있습니다.
<기자>
네, 진짜 황금알을 만드는 회사는 아니고,
바로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 얘기입니다.
그만큼 손 대는 것마다 돈을 많이 번다는 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황금알을 낳기 시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황금알을 낳는다, 얼마나 돈을 잘 버는 겁니까?
<기자>
네,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습니다.
전년보다 6.4배를 더 번 3조 551억엔의 순이익을 올린 건데,
연간 순이익이 3조엔을 넘긴 것은 일본에서 처음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정확히 말씀 드리면 소프트뱅크가 운용하는 `비전펀드`가 황금알을 낳고 있는데,
이 펀드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순이익 규모가 크게 늘었습니다.
2019년 4~12월에 1,317억엔이었던 투자 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조 7,994억엔으로 30배 급증했죠.
<앵커>
비전 펀드가 투자한 회사들이 어떤 곳인지 궁금합니다.
<기자>
대표적인 게 미국 실리콘밸리의 음식배달 앱 `도어대시`입니다.
도어대시는 지난해 12월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는데요.
소프트뱅크는 `도어대시`의 최대주주로,
2018년 초부터 비전펀드를 통해 투자를 이어갔는데요.
현재 가진 주식의 가치가 115억 달러, 13조 가까이 됩니다.
<앵커>
음식배달앱에 투자를 한 게 성공적이었다고요. 도어대시가 왜 주목받고 있는 건가요?
<기자>
도어대시는 쉽게 말해서 `미국판 배달의 민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슬로건은 `당신이 좋아하는 레스토랑, 배달해 드립니다(Your favorite restaurants, delivered)`인데요.
말 그대로 동네 식당 음식을 방 안에서 배달시켜 먹을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계기로 우리도 이런 업체들이 호황을 맞았죠.
이 회사도 미국 음식배달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1위 업체가 될 만큼 크게 성장했습니다.
<앵커>
손정의 회장은 명성대로 정말 투자의 큰손이라고 불릴만 한 것 같습니다.
도어대시 말고도 성공한 사례들이 많죠?
<기자>
네, 이번에 대주주인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주가도 크게 올랐고,
비전 펀드가 투자한 회사 중에 지난 분기에 상장한 기업만 8개입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온라인 쇼핑 업체 쿠팡에 27억 달러를 투자했고,
손정의 회장의 의중 탓인지 쿠팡은 최근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전펀드, 원래부터 잘 나가가지는 않았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전펀드로 투자한 회사들의 상장이 연기되고 주가가 떨어졌죠.
그러면서 성공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투자하면서 `밑빠진 독에 물 붓는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곧장 다음 분기부터 보란 듯이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손정의 회장이 갖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원래 통신회사 아닙니까?
우리한테 손 회장은 투자 쪽으로만 알려져서,
정작 소프트뱅크가 뭐 하는 곳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소프트뱅크 일본 3대 이동통신사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죠.
그러다 2017년에 비전펀드를 설립하고 서서히 투자 회사로 바뀌어가는 모양새입니다.
중국 알리바바의 초창기 투자에서 성공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 같은 큰손들이 손정의 회장의 감각을 믿고 펀드에 합류했죠.
투자회사 아니냐, 이런 지적에 대해 손정의 회장은
본업, 그러니까 "정보를 모아 황금알을 제조하는 회사다"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오는 4월에 손정의 회장이 소프트뱅크 회장직에서 물러나
투자 기업과의 협력이나 그룹 전체의 전략을 계속 담당할 것으로 알려지는데,
그의 투자 행보도 계속해서 눈여겨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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