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퇴직연금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국회의 논의가 다시 시작됩니다.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미리 정해진 방식에 따라 운용되는 디폴트 옵션을 퇴직연금 제도에 도입해 수익률을 개선시키겠다는 겁니다.
정희형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해 말 기준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의 적립금은 67조2천억원입니다.
4년 만에 2배 가량 성장했지만, 수익률은 3.47%로 국민연금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이 같은 수익률 부진의 원인으로는 DC형 퇴직연금의 대부분이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국내외 주식 등에 투자하며 고수익을 추구하는 실적배당형(2020년 수익률 13.24%)과 달리 원리금보장형(2020년 수익률 1.69%)은 대부분 예금이나 적금 등에 투자되면서 1%대라는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국회에서는 여당의원들을 중심으로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속속 발의되고 있습니다.
디폴트 옵션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사전에 정해진 방식에 따라 자산운용사가 연금 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해주는 제도로,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꼽힙니다.
실제 이미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을 도입한 다른 국가들의 경우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7%대를 기록하는 등 디폴트 옵션 도입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김병욱 / 더불어민주당 의원: 퇴직연금 제도 개선을 통해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법과 제도적 지원을 만들어 가고요. 미국의 401K처럼 우리나라도 한국형 401K가 돼서 국민들의 노후생활에 퇴직연금이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금융상품이 되길 기대합니다.]
일각에서는 고수익을 추구하는 만큼 단기 손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
하지만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이 장기투자자금인 만큼 단기적인 시각보다는 중장기적인 수익률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남재우 / 자본시장연구원 연금펀드실장: (장기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면 금액은 늘더라도 실질적인 가치는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원리금보장으로 운용되고 있는 지금 상황이 더 위험한 상황인 것이고 단기적인 수익률에 부침이 있지만 길게 봤을 때 어느 정도 수익성이 나올 수 있는 그게 더 안전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지난 19,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무산된 ‘디폴트 옵션‘.
하지만 이번에는 국회 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 만큼, 법안 통과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입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 기자
hhjeong@wowtv.co.kr관련뉴스